먼 훗날
아침이 되면 담배를 피워물고
블랙커피 한 잔을 들다
그리고 세계 파멸을 위한
나의 계획을 조심스럽게 검토한다
밤이면 내 빈 방에 호젓이 앉아
세계와 전인류의
말살 계획을 보류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리고 큰 사건들이
바닷가 무위한 바위와 조약돌에 밀려드는 파도 같이
인류에게 포효하는 걸
다시 발견하며
희랍과일 행상들이
미팀나 좁은 골목을 누비며
외치는 소리
'물건 좋아요
좋은 물건 가지고 왔어요'
그러나 내 생각을
딱 멈춰 버린건
털로 만든 작은공처럼
햇빛에 몸이 휘말려든
검정색 고양이 새끼였다
-어빙 레이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