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와 가벼이 술 한잔하고..

옛노래도 목터져라 부르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친구의 뒷통수를 바라보다가

문득, 걸어야겠다... 생각했다.

가방을 손에 쥐고 흔들흔들.

봄바람은 살랑살랑.

집으로 오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먼 길 향하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밤 새가 고요히 울어댄다.

나는 왜.. 오늘 같은 밤에

마음아프도록 그리워할 사람도 없는걸까.

갑자기 고요해서 사랑스럽던 내 시간들이 조금 섭섭해진다.

봄에는, 특히나 이렇게 날씨좋은 밤에는

조금 슬퍼야 제 맛인데.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김억, <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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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21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슬퍼야 제 맛인데......ㅠ,.ㅠ
마음 아프도록 그리워할 사람이 빨리 생기시기를......

nrim 2005-04-21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같은 심정이어요......

불량 2005-04-22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느림님.. 술 한 잔 하죠..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