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또한 힘겹게 고통을 견뎌 냈다. 우리 딸을 생각하며 눈물도 수없이 흘렸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희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자비로우신 신께서 우리의 고통을 가엾게 여기시고 우리에게 새로 자식을 주실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나는 그렇게 해달라고 뜨겁게 기도를 드렸다. 손녀의 일로 몹시 상심하셨던 어머니도 새로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시며 나를 위로하셨다. 기도와 희망의 힘으로 나의 슬픔은 조금씩 누그러졌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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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위로하려 애썼고, 신이 우리에게 내리신 시험을 공손히 받아들이자고 간청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은 비애로 가득 차 있었다. 온갖 신산을 다 겪은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기라도 해야 그 비애를 덜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불행한 내 남편에게 가슴 가득 연민을 느꼈고, 그토록 비극적인 그의 인생에 그와 함께 목놓아 울었다. 우리가 함께 겪은 절절한 고통과 마음을 나눈 대화를 통해, 나는 그의 병든 마음속 저 깊은 곳까지 헤아리게 되었고, 우리는 더욱 긴밀하게 결합된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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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제네바를 거의 증오에 가깝도록 싫어했다. 그는 소냐의 죽음을 제네바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의사의 자기 과신, 유모의 과실 탓으로 여겼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예전부터 스위스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힘겨운 고통을 겪을 때 그들이 보여 준 냉담함과 박정함으로 인해 이 악감정은 더욱 커졌다. 그들이 보인 박정함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웃들은 우리가 딸을 잃은 사실을 알고서도 내가 큰 소리로 울지 않도록 부탁하러 사람을 보냈다. 신경에 거슬린다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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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매일같이 아기의 무덤을 찾아 꽃을 놓고 울었다. 귀하디귀한 우리 아기와 헤어지는 것은 너무도 힘겨운 일이었다. 그만큼 진정으로, 마음 깊이 우리는 그 아이를 사랑했고 수많은 꿈과 희망을 그 아이의 존재에 걸고 있었던 것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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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죽기 세 시간 전까지도 상태가 훨씬 좋아졌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아무 일도 손에 잡질 못했고, 아기의 요람 곁을 거의 떠나지 않았다. 우리 둘 다 무섭도록 불안했다. 그리고 우리의 어두운 예감은 적중하여, 5월 12일(구력) 낮에 우리의 소중한 소냐는 숨을 거두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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