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제네바를 거의 증오에 가깝도록 싫어했다. 그는 소냐의 죽음을 제네바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의사의 자기 과신, 유모의 과실 탓으로 여겼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예전부터 스위스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힘겨운 고통을 겪을 때 그들이 보여 준 냉담함과 박정함으로 인해 이 악감정은 더욱 커졌다. 그들이 보인 박정함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웃들은 우리가 딸을 잃은 사실을 알고서도 내가 큰 소리로 울지 않도록 부탁하러 사람을 보냈다. 신경에 거슬린다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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