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새로운 사고의 전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ㅣ 어린이 경제동화 1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신지원 그림 / 을파소 / 2001년 8월

부자가 된다는 것은 그저 많이 가지고 있는 것만이 아님을 이 책을 읽으므로 깨닫는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정신력과 돈을 왜 벌어야 하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아이들 어른 할것 없이 읽어도 무방하게 잘 표현되어진 책을 만나는 즐거움은 참으로 뜻깊다.

처음에 등장하는 소원상자와 소원앨범, 성공일기는 꼭 돈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좋을 듯한 아이디어 다. 곧바로 그것들을 실행할수 있도록 따뜻한 충고를 해주는 이 책은 그동안 나의 경제관념에 대해 뒤돌아 보게 하고 새로운 인식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것 같아 기쁘다. 목표가 설정된 가치있는 노동의 댓가는 그 무엇보다 인생에서 중요한 은총이다. 즐거운 일을 찾도록,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댓가를 받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방법등... 돈에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을 아주 요점만 잘 지적하고 있다.

중간에서 부터 후반부에 주식 투자 내용이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어른인 나로써도 그다지 이해가 쉽지는 않다. 아이들 눈높이에는 특히나 그랬으리라.. 그러나 이 또한 맛보기로 정보와 간단한 지식은 쌓아지리라 본다.

이 책의 장점은 부자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격적 자신감을 무엇보다 먼저 강조하고 충고한다. 할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와, 도전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성장을 키라를 통해 보여주는것이 현재 움츠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간직하라는 메세지를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설득시키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을 일기를 통해, 그리고 소원상자와 앨범을 통해 구체적으로 시도하게끔 자극을 시키는 소재등... 깨달은것이 많아진다.

앞으로는 좀더 돈에 대한 진정한 가치 만큼 그것을 관리하고 유용하게 쓸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이 책을 마지막 마무리 지을때에 오롯하게 각인이 됨을 느낀다. 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아동 경제 동화! 꽤 좋은 책이다.

미소가 머물게 되는 책입니다.

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ㅣ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우연히 서점에서 몇분만에 후딱 읽었던 책이다. 우울하다고? 하는 마음에 일단 집어들고는 요놈의 귀엽고 창의적인 동물 친구들에 미소와 함께 빠져들어 갔었다. 이 책은 한장한장 기획이 애초부터 잘 맞추어진 책이다. 어디서 저런 표정들을 포착해 내었는지... 아주 간단한 한문장의 글귀들과 그들의 표정은 절대적으로 잘 어울리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점은 좀더 인쇄에 공을 들였으면 하는 점이다.

너무나 귀엽고 소중한 동물들의 표정들이 좀더 선명하고 깔끔하게 표현되어 시각적으로 더욱더 아름답고 사실적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어 주길 은근히 기대하게 되었다.사실 이 책은 돈주고 사기에는 그다지 입맛당기는 책은 아니다. 서점 한귀퉁이에서건 도서관에서건 충분히 짧은 시간동안도 읽어내려 갈수가 있고 빌려 볼수도 있는 그 정도의 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획이 창의적이고 기발한것은 사실이나 깊이감은 떨어진다. 누구에겐가 선물로 받으면 좋을책, 선물로 하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빌려 보기에는 좋은 책이다. 그러나 내 돈 들여 사기에는 뭔가.. 아쉽다. 우울한날,, 서점으로 들어가 슬그머니 이 가지각각의 개성강한 표정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 머금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선입견을 버리고 그를 만나라.

김대중 옥중서신 - 양장본
김대중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7월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다. 요즘 다시 새 모습으로 단장이 되어 이 책이 나와있는것을 알게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이 책은 선입견 없이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한 인간으로써의 김대중의 사랑, 종교, 가족, 이념, 독서, 철학, 경제등,,, 그의 전반적인 지성사와 가족사가 그다지 어렵지도 않게 아주 솔직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희망을 잃지 않는 그의 정치적 이념이나 가족들을 향한 사랑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몇번의 죽을 고비와 탄압속에서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더불어 가족들, 특희 이희호 여사의 헌신적이고도 당당한 내조가 잇었음을 다시한번 느낄수 있었다. 그의 겸손한 종교인으로서의 기도하고 소망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인간의 본연의 숙연함도 함께 느낄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읽는 묘미는 김대중 그의 다양하고 해박한 지적 능력을 들여다 볼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옥중서신이다. 가족들에게 보내여진 감옥에서 쓰여진 그의 편지글이다. 그 감옥 안 에서도 그의 지성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끊임 없는 독서와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한권한권 그가 소개하는 책을 덩달아 메모하면서 읽기를 감행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오롯하게 난다. 그의 자녀들에게 권해주던 경제서나 문학서 철학서등..한 국가의 지도자로써의 자질을 갖추기가 얼마나 힘이 든것인가.. 일단 그의 독서능력이나 자기 개발 능력은 무시할수가 없을 뿐더러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편독에 젖어 있던 나의 독서 습관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그의 다방면의 독서행위가 아직도 많은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이 땅의 젊은이들.. 특히 지성인을 꿈꾸는 많은 대학인들이 한번쯤 손에 쥐고 비판해 봄직한 책이다. 독서하는 재미가 있고 유익한 고전이 포함된 그의 방대한 정보를 얻을수 있을것이다. 더우기 인간 김대중의 따뜻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면도 더불어 얻을수 있을것이다. 선입견을 버리고 읽기를 당부하고 싶을뿐이다.

시간은 흘러도 그의 영혼은 살아있음을..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1999년 6월

그림에 절대적인 문외한 이더라도 반 고흐 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들이 왜 그토록 그의 삶과 그림에 열광하는 것일까? 제작년인가? 부터 서점가에서는 고흐에 관한 그림과 글을 기획해 내어 놓은 책들이 쏙쏙 등장해서 골라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책저책 들쑥날쑥 나오기 이전에 먼저 나는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동생 테오에게 써왔던 편지들의 묶음이다. 어떤 작가가 새롭게 각색한것이 아닌 고흐 자신의 생생한 영혼의 일기장인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의 예술에 대한 처절한 광기를 발견하게 되어 그림을 좋아해서 그림을 업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대단히 많은 감동을 주었던 책이다. 예술가로 살아남기란 신의 축복인지 저주인지.

고흐의 삶은 한평생이 고단했으며, 외로웠다. 아버지와 갈등해야 했고, 사랑에 실패하는 아픔이 있었고, 친구와의 우정에 파경이 있었고, 지독한 가난이 꼬리표를 달고 따라 다녔다. 주체할수 없는 그림에 대한 광기가 있었다. 그의 영혼의 위로자는 동생 테오였다.
동생이기 이전에 인생의 반려자, 친구, 예술의 동반자였다. 자신의 삶을 단 한 사람에게 라도 인정받고 위로 받았다면 그다지 외로운 삶은 아닐듯 하다.

예술가 이전에 나는 이 책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을 고수하기 위한 한 인간의 처절한 몸짓을 읽어 내려 갔다.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추어 내어 표현하고 싶어했으며, 자신을 얽어매는 모든 외적인 장애물들을 뛰어넘고자 했었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들은 대리만족을 하고 위로를 받는다.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는 그의 고단한 삶을 내 스스로 위로했었다. 그러다 차츰 나는 가두어져만 가는 나와의 싸움과 자유를 그의 강렬한 붓 자국으로, 노랑색 물감으로 이그러지고 비틀린 그의 형태로 위로받고 있었다.

살아가라고, 영혼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라고 그의 그림들과 그의 편지들은 나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다양한 핑계를 조작하면서 우리들은 사회와 조직에 안주해간다. 도전하고 표현하기를 두려워 하면서도 끊임없는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진정으로 살아숨쉬기를 소망한다. 이 삶이 모조리 위선이고 엉망이라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한평생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자신이 짊어지고 책임지고 미칠수 박에 없는 삶을 산 예술가를 통해 적어도 우리의 지금의 삶을 위로 받고자 한다.

잊고 지낸 영혼의 위대함! 그 어떤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도 그는 끝끝내 자신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은 내던지지 않았다. 여전히 나의 방 한 벽면에는 그의 외롭지만 화려한 해바라기가 살아 숨쉬고 있다. 지쳐있어 방한구석 찾지 못할 방황으로 몸서리 치고 있는 영혼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고흐의 생생한 인생고백이 충분한 위안으로 다가올 것이다.

몽마르트의 작은 자유인!

툴루즈 로트레크 - 밤의 빛을 사랑한 화가 ㅣ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0
클레르 프레셰 지음 / 시공사 / 1996년 11월

표정부터 익살스러운,,, 그러나 그 익살스러움에는 무언의 슬픔이나 연민도 깔려 있다. 이것이 내가 로트렉의 표정에서 느꼈던 점이 었다. 지팡이를 한손에 잡고 작고 비뚤어진 자신의 하체를 의지하고 서 있는 그의 외형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을때, 한장한장 넘기면서 그가 살아온 삶을 만났다. 귀족으로 태어나 불구의 몸이 되지만, 그의 본성은 자유인! 그자체였고 어쩌면 자신의 완전하지 못한 육체의 욕구들을 쾌락과 유희라는 짧지만 화려한 감각에 보상받으려 했던것 같다.

고매하고 우아한 것을 표현하기 이전에 그는 몽마르트의 살아있는 움직임의 무희들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롭지 못한 육체의 움직임에 대리만족을 했음을 감히 단정해본다. 로트렉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약간은 퇴폐적인 표정들을 통해 인간의 솔직한 욕망들을 살필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 시대의 문화를 들여다 보는 재미또한 놓칠수 없다. 로트렉은 보헤미안이다. 자유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한생을 마감했다. 귀족이었지만, 한평생 우아하게 살지 않았고, 솔직하고 재미나게 인생을 즐겼다. 자신이 살아온 과정이 한폭한폭 생생한 그림으로 표현되어 지는 이 작은 책이 나는 사랑스럽다. 그를 증언하는 기록들을 읽는 재미또한 쏠쏠하며, 내가 좋아하는 그의 포스터를 꼼꼼히 들여다 보는 흐뭇함도 역시 빼놓지 못한다. 파리의 몽마르트의 빨간 풍차가 떠오르는 미지의 그 지나온 과거가 그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