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 - 세계문화예술기행 1
박완서 지음 / 학고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선명한 칼라 사진이 눈을 자극한다. 우리네와 너무나도 닮아 있는 얼굴모습과는 다르게 그들의 표정은 순수하고 때묻지 않아 있다. 문명과는 동떨어진 그들의 차림새와 표정이 어색하지 않고 친근한 것은 우리네 가난했던 지난 몇십년전의 모습때문이다.

티벳과 네팔의 종교와 그들의 삶, 풍경을 박완서 님의 편안하면서도 예리한 통찰력으로 표현되어 있는 이책! 문명인이 바라본 자연과 더불어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러는 경멸스러움도 느끼고, 존경도 느낀다.

인간이 이토록 다양한 방법과 형태로 살아갈수 있다는 체험을 몸소 하면서 선입관이나 편견은 사라진다는 것을 조용히 작가 박완서씨는 독자들에게 깨우쳐 주는 듯하다.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앞서기 이전에 두려움과 신비함이 앞서는 네팔과 티벳을 언제쯤이나 가볼런지... 이 작은 책 덕분에 소중한 간접경험을 한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cm 예술
김점선 지음, 그림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온전히 100%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난것 같은 짜릿한 쾌감.
광기는 자신감과 자유의 절묘한 조화를 알아야 나올수 있는 소산같다. 그 찬란한 단어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이 중년의 오십견이 들어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줌마 화가.

그녀의 삶이 아주 짧고 견고하게 그림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한시간 정도 세차게 몰입되어지는 이 책은 이렇게 살아봐라,,든가 이것이 정답이다... 라는 어설픈 인생철학이 없으면서도 진정한 열정과 자유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소모하고 사는것, 가난이든 부든, 건강이든 그렇지 않든 그 위치와 처지에서 힘껏 다 소모하고 살아가는것이 인생임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자연(?) 들을 그리고 또 그린다.여러 방법으로 여러 각도로.. 김전선의 컴퓨터로 그린 이 그림들은 아이들이 그린것 모양 소박하고 못났다. 그러나 마음이 실려 있고 사랑이 느껴진다. 단순한 시선과 편견이 없는 사람만이 그릴수 있고, 볼 수 있는 그림 같다.

와장창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살아가고픈 사람들,,,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고픈 사람들,,,무기력함에 삶을 비실비실 사는 사람들....한 시간동안만 이 책과 데이트 해보자.. 삶이 조금은 자신 있을 것이고, 넓어 보일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
김형경 지음 / 민예원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은 2002년.. 1980년대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아왔나.. 그 시대를 지배하던 이데올로기는 지금 어디에 있는건가? 아주 오래전에 선물받았던 이 책을 8년이 흐른후 지금에서야 읽었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가 우선 궁금하다. 얼마나 공감하고 얼마나 고민할런지...

시대적 암울함에 대학생활을 하면서 민중미술을 필두로 모이게 된 젊은 고뇌 대표5명이 등장하고... 신념을 굽히지 않은채 현장으로 뛰어들어 개혁을 주도해 가는 사람도 있고, 슬그머니 뒤로 나와 현실에 그저 떠밀려 가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신념을 조용하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전혀 다른 차원의 명상가로 뒤바뀐 사람도 등장하면서 자신들이 생명처럼 지켜오던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려 몸부림도 치고, 맞부딪치기도 하면서 이들을 또다시 얽히고 과거를 왓다갔다 한다.

김형경의 글은 늘 그렇듯 재미나고 숨가쁘게 읽힌다. 감성에 호소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현실적이지도 않다. 그저 그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인간 실존의 깊은 고뇌와 번민을 만나게 된다. 읽는 내내 가슴이 뻐근하고 답답했다. 그들의 죽음과 그들의 갈등과 고민이 왠지 지금의 이기적이고 모호한 시대에 너무나 확신이 넘쳤고 너무나 열정이 깃들여 있어서... 거친만큼 그들의 삶은 무얼 얻어낸 것일까? 치열했던 젊음의 깊었던 신념과 방황으로 지금 우리의 이 허허로운 풍요가 보장되었던 건지......... 왠지 가슴이 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간절히 @ 두려움 없이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아주 오래전 서점에 널부러 앉아 아주 빠른시간에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그동안 전여옥이란 사람이 써왔던 책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여옥은 흔히 말하는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고 언론인, 지식인을 스스로 자청하고 있다. 사실 그녀의 글은 굉장히 흡인력있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대리만족이리라.. 읽고 있을때는 여성으로서의 그 어떤 자괴감이나 억울함이 일순간 해소되는 맛을 느낀다. 착한여자 컴플렉스를 어느정도 소지한 다분히 한국적인 여성들은 그녀를 비판하기도 은근히 부러워 하기도 한다.

이 책의 촛점은 여성, 특히 21세기가 원하는 직장의 여성을 우선으로 설득을 시키고 있다. 경쟁력있게 가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도발적이고 워낙 당당한 여성이라 그 지나칠만큼 넘치는 자신감에 은근히 찬물을 끼얹고도 싶지만.... 다른것은 다 그만두고라도 한가지는 옳게 지적했다. 제목그대로.... 두려움 없이 간절이... 원하는 모든것은 다 이룰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여성으로써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다시금 확신할수 있는 진리를 얻어낼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쓴소리에 과감한 것이 그녀의 확실한 자신감과 능력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왠지 인간적인 따뜻함은 없는 아주 이성적인 한 여자라는 느낌..지울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한동안 뇌를 읽으면서 느꼈던 과학과 의학, 철학의 지식과 사유의 즐거움을 이번 타나토노트에서도 비슷하게 즐겼다. 살아간다는 것에는 죽음또한 떼어놓을 수 없는 필연의 연속이다. 죽음을 향한 먼 질주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뛰어나가야 하는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죽음을 피해갈수 없고, 누구나 사후의 세계에 대해 막연하게 나마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이다. 작가와 비슷한 상상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영계탐험가들까지 등장시키지 못했던 나의 미흡한 상상력에 잠깐의 실소가 터진다.

중간중간 삽입된 여러 종교들과 신화, 설화등의 정보가 그저 지나친 상상력과 재미에 한걸음 멈추고 생각할 여유와 지식을 제공하는 면 또한 베르나르 작가의 글쓰기 특징이라 생각한다. 상권에 비해 하권의 구성은 박진감 넘치는 상상력의 보고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보고로 전화되는데 그점에서 약간의 지루함이 방해하기도 했었다. 깨달은이들의 시대라 명명한 부분의 천사들과 영혼들의 주고받는 대화는 사후세계의 적나라한 대법정을 연상케 하면서 진정으로 어떤 삶을 선택할것인지 독자들에게 묻는다.

또한 작가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신의 존재를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인간스스로의 겸손한 호기심을 경계하게 하고 정립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다분히 종교적이다. 그리고 불가지론자라 말하는 작가의 내면에서 신성을 보게 된다. 작가는 결론을 말하고 있다. 한번뿐인 인생.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기 마련. 선과 악은 공존하게 마련이고, 그중에서 선을 택할지 악을 택할지도 순전히 개인의 선택. 그러나 나의 죽음의 건너편 사후를 믿는다면 착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글을 맺는다. 또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중용의 자세를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는 영원불멸의 진리도 언급하고 있다.

단순한 공상의 소설, 환타지의 소설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악전분투하며 살아가는지 깊은 내면의 물음을 요구하는 책읽기 순간이었다.
대중의 심리에 가장 적합한 흥미를 제공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사유의 능력을 스스로 믿게 해주는 이 작가가 좋다.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 발휘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