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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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한동안 뇌를 읽으면서 느꼈던 과학과 의학, 철학의 지식과 사유의 즐거움을 이번 타나토노트에서도 비슷하게 즐겼다. 살아간다는 것에는 죽음또한 떼어놓을 수 없는 필연의 연속이다. 죽음을 향한 먼 질주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뛰어나가야 하는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죽음을 피해갈수 없고, 누구나 사후의 세계에 대해 막연하게 나마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이다. 작가와 비슷한 상상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영계탐험가들까지 등장시키지 못했던 나의 미흡한 상상력에 잠깐의 실소가 터진다.

중간중간 삽입된 여러 종교들과 신화, 설화등의 정보가 그저 지나친 상상력과 재미에 한걸음 멈추고 생각할 여유와 지식을 제공하는 면 또한 베르나르 작가의 글쓰기 특징이라 생각한다. 상권에 비해 하권의 구성은 박진감 넘치는 상상력의 보고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보고로 전화되는데 그점에서 약간의 지루함이 방해하기도 했었다. 깨달은이들의 시대라 명명한 부분의 천사들과 영혼들의 주고받는 대화는 사후세계의 적나라한 대법정을 연상케 하면서 진정으로 어떤 삶을 선택할것인지 독자들에게 묻는다.

또한 작가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신의 존재를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인간스스로의 겸손한 호기심을 경계하게 하고 정립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다분히 종교적이다. 그리고 불가지론자라 말하는 작가의 내면에서 신성을 보게 된다. 작가는 결론을 말하고 있다. 한번뿐인 인생.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기 마련. 선과 악은 공존하게 마련이고, 그중에서 선을 택할지 악을 택할지도 순전히 개인의 선택. 그러나 나의 죽음의 건너편 사후를 믿는다면 착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글을 맺는다. 또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중용의 자세를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는 영원불멸의 진리도 언급하고 있다.

단순한 공상의 소설, 환타지의 소설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악전분투하며 살아가는지 깊은 내면의 물음을 요구하는 책읽기 순간이었다.
대중의 심리에 가장 적합한 흥미를 제공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사유의 능력을 스스로 믿게 해주는 이 작가가 좋다.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 발휘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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