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인가, 회사 독서 동호회 모임을 가졌다. 회장님이 요새 일이 너무 바빠 동호회 일에 신경쓰기 힘들었다고 한다. 요새 회사 돌아가는 걸 보니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회사를 다니면서 동호회 활동하기도 힘든데, 동호회마저 독서가 주제니, 이해할 수밖에 없다.


몇 개월만에 신입 회원이 들어왔다. 교육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라서 교육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하셨다. 그외에는 책을 그닥 읽지 않는다. 30명 남짓한 회원 대부분이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한다. 동호회 창립 멤버로서 같이 즐기고 싶지만 객관적으로 레벨 차이가 나니 모임이 쉽지 않다. 물론 나도 책을 그저 읽어내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모임 후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동호회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간단히 토의했다. 바쁜 와중에도 회장님이 몇가지 생각을 해오셨다. 아직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가볍게 만화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같이 만화 카페에 가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동호회 활동도 할겸 회원끼리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거기에 각자 만화를 선택한 이유(아무런 의미 없이 진짜 그냥 이유)와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말 하기 정말 부끄럽지만 동호회에서 그나마 책과 친한 내가 몇 의견을 냈다. 계획을 세워서 장기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회장님은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바로 시작하잔다. 사실 잘난척하려고 뱉은 말이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내심 놀랐다. 졸지에 동호회 컨텐츠 담당자가 될 기세다.


내 의견은 대부분 다른 독서, 작문 수업에서 따왔다. 지금 하는 토론 수업이나 관심 있는 수업을 적용해봤다.


책 선정

우리 동호회는 격주로 만난다. 한번은 자유 도서, 다른 주는 지정 도서로 활동한다. 자유 도서 주에는 평소에 읽고 싶거나 전에 읽었던 책을 가져와 얘기를 한다. 허나 지정 도서는 강제성과 귀차니즘이 발동해 참여 회원 수가 비교적 적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지정도서 선정이다. 어떤 책을 골라야 회원 두루두루를 만족시킬까. 초창기에 <총균쇠>를 골랐다가 한 달 동안 아무도 읽지 못해서 애먹었던 이력이 있어 민감한 부분이다.

베스트셀러 중 눈에 띄는 책을 고르자고 말했는데 베스트셀러를 믿기 힘들다는 의견을 들었다. 잘 고르면 된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의견을 내니 ‘누가 잘 고를 수 있냐’는 반론이 나왔다. 예스24 블로그나 알라딘 서재를 참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독서 토론처럼 일정 기간의 책을 미리 선정해보자고도 했지만 이 역시 누가, 어떻게 흐름에 맞는 책 선정을 할 것이냐는 현실적인 벽에 막혔다. 어려운 부분이다.


매일 읽기

여러 독서 커뮤니티나 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활동이다(거의 베껴오기급). 아무래도 회원 대부분이 책을 읽고 싶어서 왔기에 조금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반강제로라도 매일 읽기를 습관화하면 책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카톡방을 만들어 자정이 지나기 전까지 그날 읽었던 책과 쪽수, 가장 눈이 갔던 문장이나 단락을 소개한다. 일주일에 한번 참가자가 잘하고 있나 통계를 낸다. 단, 이 통계를 게시할지 말지는 조율해야 할 부분이다. 단순히 목표를 위해 책을 펴는 게 나쁘다는 의견도 있어 고심해볼 문제다.


독후활동

독서는 독후활동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에 반대하지만 독서만큼 독후활동도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허나 우리 동호회원들이 누군가. 나를 비롯해 아직 책을 읽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초보자이다. 책 읽기도 어려운데 독후활동 - 대부분 독후감과 서평, 독서토론으로 알고 있는, 어렵고 머리를 쓰는 일을 해야 한다니 부담감에 목이 매어온다.

하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독서 메타북에서 항상 언급하는 한 줄 감상 쓰기부터 시작하면 된다. 책을 읽고 평점을 매긴다. 재밌다, 감동적이다, 지루하다라는 평을 하고 그런 생각이 든 부분이 어디었는지만 간단히 말하면 된다. 단, 처음에는 서로 무한 긍정만 해야겠다. 우린 아직 초보자니까 말이다. 항상 글로만 간단한 독후감을 써오던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유연상 글쓰기

동호회 이름은 ‘독서’를 걸었지만 독서와 글쓰기는 한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독후감이나 서평을 떠올리고 난이도의 장벽 때문에 글쓰기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이에 나는 자유연상 글쓰기를 말했다. 동호회 모임 한 시간 동안 어떤 주제를 두고 무작정 글을 쓴다. 문법, 형식은 신경쓰지 않고 그저 마음가는대로 써내려가면 된다. 미리 써오는 글은 안 된다. 잘 쓰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자유연상 글쓰기의 목표는 잘 쓰기보다는 ‘그냥 써내려가기’이다. 자기 이야기를 쓰다가 울음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글.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다 쓴 글은 그대로 집에 가져가지 말고 동호회원과 함께 낭독해보자고 했는데 이건 조금 거부감이 드나보다.


회의에서 잘난척 하려다가 말이 길어지고 어느새 동호회 에이스(나 따위가… -_-) 가 돼버린 나로서는 퍽 난감한 일이다. 그저 유유자적 재밌는 책 읽기만 해와서 더 그렇다. 같은 독서 초보로서 동호회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 스마트폰, TV, 게임보다 책이 더 재밌다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글쎼, 잘 모르겠다. 좋은 말은 실컷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같이 즐기는 건 결국 실천의 영역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책이 아니라 재밌는 놀이 수단으로 느낄 때까지, 열심히뿐 아니라 재밌게 해나가야지. <이젠, 함께 읽기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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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다섯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중이다. 매일 이십 분씩 시간을 할애해서 조금씩 읽는다. 집에서 읽을 때는 문제가 없다. 책을 옆에 쌓아두고 읽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외출할 때다. 책을 모두 가방에 넣고 다니려면 어깨가 빠질 같다. 나갈 때마다 카메라까지 등에 짊어지니 가방도 뚱뚱해져 볼품이 없을뿐더러 온몸이 무겁다는 비명을 지른다. 안다. 최고의 해결법은 읽을 권만 가져간다, 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독서인이다.


무거움을 타파하고자 가끔 전자책 기기(이하 이북리더기) 들고나갈 때가 있다. 역시 가볍고 작은 최고라고 매번 감탄하지만 읽다 보면 읽는 맛이 난단 말이지. 그래도 회사 기숙사에서 오피스텔로 이사해야 하는데 책이 가장 크고 무거운 짐이다. 팔고 전자책으로 바꿔버릴까, 하다가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러니까, 오늘은 종이책과 전자책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남겨본다.



나의 전자책 역사

전자책을 읽은 지는 오래됐다. 교보문고에서 스토리K HD 때였으니까, 검색해보니 2012년이다. 신문물에 깜짝 놀란 나는 어머 이건 사야 해를 외치면서 냉큼 기기를 샀다. 허나 교보문고에서 전자책만 읽을 있었고, 다른 책을 읽을 있다손 쳐도 내가 직접 만든 컨텐츠나 어디선가 구한(대부분이 어둠의 경로일 수밖에 없다) 파일만 읽을 있었으니 신문물에 대한 흥미는 사라졌다.


뒤로 알라딘과 예스24 필두로 한국이퍼브에서 기기인 크레마 터치를 내놓는다. 알라딘이 서점이었기에 당연히 기기를 샀고, 이놈 역시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서랍에 잠들고 만다. 뒤이어 프론트 라이트가 달린 크레마 샤인, 교보문고의 대여 컨텐츠와 같은 이름의 SAM, 미국 아마존에서 만든 원서 전용기 킨들페화4, 카르타 패널로 만든 크레마 카르타, 리디북스 전용기인 리디 페이퍼(+보급기인 리디 페이퍼 라이트)까지, 국내 발매된 이북 리더기는 거의 써봤다고 해도 무방하다. 심지어 아이패드3, 아이패드미니, 아이패드 프로까지 이북 리더기로 써봤으니 전자책을 접할 있는 기기는 거의 사용해본 격이다.


기기 많이 무슨 자랑이냐고 있겠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지. 전자책을 년이나 읽어놓고 아직도 전자책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못한 아니라 실패했다고 있겠다.



전자책은 어떤 장점을 가질까

전자책의 장점은 많다. 실물이 아니라는 점이 모두 장점이다


실물이 아니기에 부피가 적다. 몇백 , 몇천 권의 책도 SD 카드 장에 들어간다. 서재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는 셈이다. 종이책 표지가 주는 정갈함과 심미적인 면을 빼면 실용적인 면에서는 전자책이 최고다.


책으로 가득한 서재를 메모리에 저장할 있기에 무게도 사라진다. 종이의 실물 무게는 단순히 텍스트와 그림의 데이터로 변환돼 메모리에 저장된다. 메모리는 아무리 많은 내용이 들어간다 해도 무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 부피와 무게 감소는 책을 보관하고 이동할 가장 장점이 된다. 실용성 하나만 생각하면 종이책은 전자책에 절대 이길 없다.


요새 나오는 이북 리더기는 프론트라이트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책을 있다. 어두껌껌한 곳에 들어가면 읽지 못하는 종이책과는 전혀 다르다. 누군가 옆에서 잔다고 독서등을 켜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태블릿류와 다르게 이북 리더기는 프론트라이트를 쓰기 때문에 눈부심이 덜한 편이다. (완벽히 없다고는 없다)


전자책은 완벽하게 개인화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들고, 한번 찍어내면 고정적인 글자만 보여주는 종이책을 읽기에 불편하다. 그런 사람을 위해 큰글씨책이 나오지만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이런 불편함을 전자책이 해결해주기도 한다. 글자 크기가 조절되기 때문이다. 글꼴이 마음에 든다면 글꼴 파일을 구해 바꾸기도 가능하다. 줄간격, 여백을 조절해 자기만의 책을 만들 있다. 실례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종이책은 글씨 크기가 작고 줄간격이 좁아 불편한 면이 있다. 전자책은 레이아웃을 내입맛대로 바꿔서 읽기 편하게 만든다.


개인화는 기기 바깥에서도 있다. 내가 무슨 책을 읽는지 남이 모른다는 점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전자책이 그렇게 불티나게 팔린 것도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사실 아니다…) 종이를 만드는 낭비되는 나무를 아낄 수도 있다.



종이책이 주는 경험은 전자책과 다르다

전자책은 이렇게 장점이 많다. 부피와 무게 하나만 생각해도 당장 종이책을 버리고 전자책으로 바꿀 욕심이 든다. 전자책이 편하다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환갑에 가까우신 우리 엄마도 정도다. 그런데 나는 년간 전자책에 적응하지 못했을까?


전자책의 장점은 종이책의 단점이다. 단점이 주는 익숙함을 버리기 힘들어서 여태까지 종이책을 붙들고 있는 아닐까 생각한다


전자책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하면, 전자책 애호가들은 어차피 같은 텍스트인데 내용에만 집중하면 해결되는 문제 아니냐고 답변한다. 전자책을 접했을 의견이기도 하다. 어차피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지도 아니고 디자인도 아니고 책의 본질, 텍스트에 있지 않은가? 전달 방식이 바뀌어도 내용이 같으면 똑같은 책이 아닐까?


질문에 의견을 말해보자면, 텍스트는 책의 본질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책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게, 표지 촉감, 종이 질감, 냄새,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모두 책의 요소다. 읽기는 단순히 시작적인 행위가 아니다. 오감을 모두 동원해서 지식과 치열하게 싸우는 전투에 가깝다. 부피와 무게가 종이책의 단점이자 장점이 되는 것이다.


앞서 전자책의 장점으로 뛰어난 개인화를 꼽았다. 하지만 편집자가 글꼴과 글자 크기, 줄간격, 여백을 끝없이 고민해서 책을 출판한다고 생각하면 개인화는 책의 요소인 편집의 맛을 완벽하게 부숴버리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출판사의 고유한 편집 스타일이 종이책의 장점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이북 리더기가 주는 이질감을 이겨내기가 힘들다. 특히 촉감이 그러한데, 내가 책을 읽는 건지 기계를 만지는 건지 수가 없다. 요새는 터치 스크린 옆에 물리키를 달아 촉감적인 면을 강조하는 기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



익숙함을 이기기 힘들어

삼십 년을 무거운 책을 들고 종이를 넘기는 소리를 들었으니 전자책에 쉬이 적응하기 힘든 사실이다. 뇌의 가소성이 사라져 버린 걸까. 아무리 무거워도 종이책을 들어야 무게에서 오는 안정감에 마음이 놓인다변화를 거부하는 나와 달리 어린애들은 때부터 모니터와 친했기에 전자책에 친숙할 거라고 많은 조사가 예상한다.


가진 책을 모두 전자책으로 바꾸려고 해도 막상 종이책을 들면 좋아 죽으니 어쩔 없다. 무겁고 불편하더라도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 이미 뇌는 실물에 적응이 취향을 바꾸기는 힘들다. 노력은 하겠지만 글쎄, 이사할 때마다 힘들어도, 분기마다 책장정리에 기를 써도, 어떤 책을 남기고 보낼지 고민해도, 종이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종이책 알라븅


쓰다 보니 전자책의 장점이 길어지게 되었다. 말주변이 없어 종이책을 충분히 변호하지 못한 아닌가, 침대 위에 널브러진 많은 종이책에게 미안하단 말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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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4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공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대출할 수 있는 어플이 있어요. 저는 그걸로 전자책을 빌려 읽습니다. 도서관에 직접 갈 필요도 없이 전자책을 이용합니다. ^^

양손잡이 2017-03-04 11:43   좋아요 0 | URL
회사에 전자도서관이 있어 잘 이용했는데, 리디북스 페이퍼를 쓰면서 이용 못하게 되었습니다 ㅠ 루팅해야 하는데 그것도 나름 싫고... 크레마를 다시 사용해야 할까요 ㅋㅋ

cyrus 2017-03-04 11:59   좋아요 1 | URL
그런데 제가 이용하는 어플도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어요. 컴퓨터로 보기 힘들어요. 컴퓨터 사양이 떨어지면 전자책 서비스 기능이 지원되지 않거든요.. ㅠㅠ

크레마는 제가 안 써봐서 잘 모르겠어요. ^^;;

양손잡이 2017-03-04 12:42   좋아요 0 | URL
아이패드에도 적응 못해서 컴퓨터는 엄두도 안나네요... 혹시 어떤 어플 쓰시나요?

cyrus 2017-03-04 16:58   좋아요 0 | URL
어플 이름이 ‘대구전자도서관’입니다. 제가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대구 공공도서관 전용 회원 카드를 만들고, 그 카드 회원 정보만 입력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자책을 빌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 집 컴퓨터 사양이 오래된 거라서 ‘대구전자도서관’ 기능이 안 돼요.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데, 계속 보면 눈이 아파서 오래 못 읽어요. ㅠㅠ

양손잡이 2017-03-04 17:05   좋아요 0 | URL
아하, 뭔가 범용으로 쓸 수 있은 어플일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ㅠ 전 회사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는데요, 잘 팔린다는 책은 다 대출 제한이 걸려 있네요. 참, 눈 아프시면 전자책 리더기 한번 고려해보시는 건 어떨지요?

cyrus 2017-03-04 17:32   좋아요 0 | URL
전자책 리더기를 사야겠지 하다가 그 돈을 종이책 사는 데 써버렸어요.. ㅎㅎㅎ

GreenJelly 2017-03-0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혼자 살면서 책들이 많아지는게 감당이 안돼서 크레마 구입했었어요. 한 일주일은 신나게 읽다보니 글 쓰신 그대로 느껴져서 너무 공감갑니다. 이북이라 (종이책이 아니라서) 가볍고 휴대하기 좋고 깜깜해도 읽을수 있는데...종이책이 아니에요ㅠㅋㅋㅋㅋ그리고 전 순서대로 읽는 책도 있지만 어떤 책들은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읽는 경우도 있는데 전자책은 확실히 그런면에서는 불편해요ㅠㅠ그리고 어떤책은 아껴서 읽고싶지만, 어떤책은 줄도 치고 옆에 어쩌구저쩌구 코멘트도 달고싶은데 전자책이 아무리 메모기능이나 하이라이트 기능을 제공해도 손으로 직접 쓰는 느낌이 안나구요. 전자책을 사보니 전자책의 편리함도 느끼지만 그만큼 종이책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있었는데 너무 표현을 잘해주셔서 넘 공감해요:)

양손잡이 2017-03-06 18:46   좋아요 0 | URL
전자책 처음 접하면 신세계에 눈을 뜨지만 종이책을 좋아하면 생각이 좀 바뀌는 거 같더라구요 ㅎㅎ 저는 가벼운 소설류나 자기계발서적은 전자책으로 봐요~
 

길게 쓸 이야기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라서, 자기 전에 푸념 한마디 적고 간다.


대체 이놈의 종이책을 계속 안지도 버리지도 못하겠다.

며칠 뒤면 회사 기숙사에서 오피스텔로 이사를 한다.

그런데 뭔놈의 책이 이리 많은지.

읽은 놈이라면 추려서 팔거나 본가에 보관할텐데

뭐든 문제는 안 읽어서 얼굴만 익숙한 친구들이다.

1년 전에도 정말 공들여 구분해 팔 책 기부할 책 다 내쳐서

겨우 200권 정도만 남겼다. (고통에 피를 토하는 작업이었다)

막상 짐을 옮기려니 이놈들이 뭐가 이리 무거운지,

여행 캐리어에 40권 정도 넣고 들어봤더니 오호 통재라, 손목이 빠질 것 같다.

전체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고민 끝에 여자친구 집에 보관하기로 했다.

민음사 리퍼브전에서 산 책들이라 어디다 팔 수도 없다.

읽기는 읽고 싶은데 어디다 둘 데가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남에게 보관.

그렇다면 남은 책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산 책은 다 읽는다는 생각으로,

이놈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팔아버릴까도 생각한다.

(고백하자면, 2012년에 사놓고 아직도 안 읽은 책이 있다. 책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자책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자.

가벼워, 부피도 적어,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

하지만 몇 년 째 익숙해지지 않은 전자책으로 책을 읽을 생각하지 속이 터진다.

그렇다고 무거운 덩어리를 계속 끌어안을 수는 없고.

1년 계약이라 1년 뒤면 또 방을 옮겨야 하는 신세에

많은 책은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있잖아, 아마 오피스텔로 나가서 책장 하나 들이면

이것부터 살 것 같다.

어차피 돈은 회사에서 복지포인트로 주니까, 딱이다.

책장이 부족하면 침대에 또 쌓아두겠지.







150권... 찬란한 펭귄클래식 표지의 향연이여...!

게다가 단권으로 사는 것에 반값이다.

민음사 세계문학도, 열린책들도, 문학동네도, 다 가지게 되는구나...

그렇다면 창비만 구하면 되겠군! (으응?)

전자책이 다 좋은데 개성이 없고 무엇보다 내 허세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


오늘도 고민에 끙끙대며 꼬박꼬박 책을 읽는다.

한 시 반에는 자야지.

내일은 일찍 출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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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했던 작년과 다르게 살아보자는 다짐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공부를 하고자 공부법과 자기계발 관련된 책을,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자 독서법에 관련된 책을, 글쓰기를 하고자 글쓰기와 서평쓰기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행동하지 않고 계속 계획만 세웠다. 호기롭게 목표를 외쳤으나 막상 앞으로 다가가자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도, 큰 행동은 하지 못했지만 습관을 소소하게 바꾸는 중이다.

1. 먼저, 모 커뮤니티 어플을 삭제했다. 틈만 나면 인기글 게시판이나 자유게시판을 새로고침했다.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았나, 요새 인터넷 분위기가 어떤가, 재밌는 유머나 유익한 정보가 없나, 자제하지 못하고 시간을 꽤나 투자했다. 눈 감고 과감하게 어플을 삭제했다. (아이디까지 삭제하기에는 용기가 없었다) 최신 정보를 얻지 못해 트렌드에 뒤쳐질 것 같았는데 예상 외로 타격이 없었다. 세상 소식에 조금 뒤쳐지기는 하지만 그리 손해본 일은 아니었다.

2. 다음으로 네이버와 다음 웹툰 앱을 지웠다. 시간은 많이 차지하지 않지만 매일 자정만 지나면 새로운 내용을 보려고 득달같이 핸드폰을 쳐다봤다. 하루에 다섯에서 일곱 개의 웹툰을 보고나면 자기 전 할 일을 다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작은 활력소 역할을 하던 웹툰이었지만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시간에 쓰잘데기없이 시간을 버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앱 삭제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금단증상이 있을줄 알았건만 아무 것도 없었다. 앱을 삭제하고서 시간을 얼마나 쪼개서 ‘버렸는가’를 처절히 느꼈다. 워낙 재밌게 보던 작품이 있어서 일주일 뒤에 앱을 다시 설치했다. 이제 웹툰을 챙겨보는 습관이 아예 사라져 며칠을 안 봐도 정신이 아무렇지 않다. 오늘도 나흘치가 밀린 상황인데 전혀 초조하지 않다. 보면 보고 안 보면 안 보고, 이런 느낌.

3. 일기도 매일 쓴다. 1월 초까지는 그날 있었던 일을 의식의 흐름으로 쭉 내려썼다. 그런 방식으로 일기를 쓰니 하루를 정리하는 느낌은 강했지만 뭔가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일기의 목적이 오늘의 나를 발판으로 한 발자국 더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단순한 기록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그러던 중 브런치 글을 보고 좋은 양식을 발견했다. 몇 가지를 더하고 고쳤는데 기본 골자는 비슷하다.

1. 좋았던 일. 잘한 일. 특별한 일.
2. 안 좋았던 일. 반성하는 일.
3. 간단한 책 소감
4. 내일의 다짐

긍정과 부정(반성)을 함께 생각해서 내일의 내가 어떤 다짐으로 살아갈지 말한다. 이게 바로 헤겔이 말한 정반합인가요?(개드립) 그날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쓰는 칸도 만들었다. 짧지만 하루를 돌아보는 데 아주 유용한 양식이다.

4.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강이다. 저번달까지 한약을 잔뜩 먹고 식단조절을 잘해 10키로가 쏙 빠지더니 이제 답보상태다. 입에 한약을 안 댄지도 오래됐고 식단은 개뿔, 밀가루 음식이 나오든 짜고 매운 국물 요리가 나오든 일단 다 먹는다. 밥 양은 줄였지만 반찬 등이 그대로여서 아무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미용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식단만 쳐다보는 것보다 운동이 함께여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전에 하던 크로스핏은, 이제와서 하기에 너무 거칠고 힘든 운동이다. 권투는 맞는 게 무섭다. 농구 동호회에 들어가 활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귀찮단 말이지. 결국 회사 체육관에서 가볍게 뛰기로 했다. 오늘 15분 동안 겨우 2km를 달려놓고 무릎과 발목이 아프다고 징징대니 기분이 안 좋다. 운동도 오랫동안 안했고 체중도 한참 불어서 무리하지 않고 하루에 1km씩이라도 달리자고 마음먹었다.

5. 아, 진짜 마지막. 핸드폰 시계를 10분 앞당겼다. 워낙 늦게늦게를 몸에 달고 사는 게으름뱅이라 시계로 뇌를 속이려는 속임수를 썼다. 간단한 속임수라서 침대에서 알람을 들을 때면 시간을 10분 당긴 걸 알고 10분만 더…를 외친다. 실제로 10분 여유는 생기니까. 10분이 주는 여유가 될지, 아니면 게으름이 될지 알 수 없다. 겨우 사흘 됐지만 슬슬 적응이 된다. 퇴근 시간이 10분 늦어지는 기분이 드는 걸 빼면 말이다.

6. 더 좋은 나, 더 나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끝없는 고민이 진짜 자기계발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지 할일 체크리스트를 비우기 위한 일이 아닌 실천을 함으로써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한 발 더 나아간다. 이런 내가 조금은 좋아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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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읽으면서 책장에 꽂힌 책들을 전부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점점 나이가 들수록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부족해질 겁니다.

양손잡이 2017-02-18 19:25   좋아요 0 | URL
저는 그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게 책이란 삶의 이정표와 자기계발인 동시에 허영심이기도 하거든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마음대로 안 되네요 ㅎㅎ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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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의 우리말 바로 쓰기> 이후로 4년 만에 보는 교정에 관한 책이다. 그동안 읽은 글쓰기 책이 기본에 바탕하거나 특정 장르의 기술을 말했다면,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글쓰기 기술을 알려준다. 다만, 이 책은 초벌이 아닌 재벌을 위한 책이다. 다 쓴 글을 하나하나 공들여 교정하는 작업을 다루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교정일을 보면서 수많은 글을 고쳐왔다. 유유 출판사에서 책을 세 권 냈는데, 첫 작인 <동사의 맛>으로 차차 유명세를 타더니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출판사의 대표작이 되었다고 한다. 시립 도서관에 갈 때마다 항상 대출 중일 정도다.

책은 두 개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메일이 오면서 시작한다. 보낸 이는 ‘이 책의 저자 김정선’이 교정 작업을 한 책의 저자인 함인주다. 함인주는 문장을 다듬어주어 고맙고 혹시 그 기준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여러 통의 메일이 오고 가면서 교정자와 작가는 올바른 문장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눈다.

두 번째는 교정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흔히 잘못 쓰이는 문장의 예시를 들면서 문장을 어떻게 고치는지 보여준다. 목차의 첫 교정은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다. 문장에 끼인 ‘적, 의, 것, 들’을 빼고서도 충분히 글이 자연스러운지 여러 예문을 말한다. 뒤이어 ‘있다’, ‘-에 대한’, ‘보이는’, ‘로부터’, 잘못 쓰이는 사동형 피동형 동사, 무분별하게 등장하는 지시 대명사 등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단어를 콕 집어 거침없이 고친다.

읽는 이마다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나는 실질적으로 교정 기술을 보여주는 부분이 더 좋았다. 서로 주고받는 메일과 저자 개인의 이야기는 그 안에 함축적인 ‘무언가’를 담은 것이 분명했지만 통찰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그것을 읽어내지 못했다. 반면에 저자가 말하는 교정의 예시는 내 글쓰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더 절절히 다가왔다. 예전에 이런 부류의 책을 읽었다면 예문은 다 뛰어넘고 교정 기술만 봤을 테지만 이번에는 예문 하나하나를 저자와 함께 고쳐가며 그의 지식을 흡수하려고 노력했다.

글쓰기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는 이라면 글을 깔끔하고 간결하게 쓰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을 것이다. 사실 ‘적의를 보이는 것들’ 정도는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있다’와 과도한 피동형, 한국어에 그다지 필요 없는 복수형(들)도 마찬가지다. 조금 깊게 들어가면 주격 조사 ‘이, 가’와 보조사 ‘은, 는’, ‘에’와’에는’, ‘에’와 ‘에게’를 구분하여 사용해 문장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문장을 무조건 고치고 간략하게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어에서 빌려 온 듯한 문구도 우리말 표현을 풍성하게 해준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다만 귀찮고 편하다는 이유로 고민 없이 머리에 박힌 습관의 언어로 글을 쓰지 말자고 한다. 지적으로 보이는 문장이어도 표현을 더 정확히 하려고 고민하지 않는 것은 게으름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예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습관처럼 반복해서 사용하는 일은 피해야겠다.

문법책처럼 난해하지 않고 예시의 수준도 적당하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종이책을 다시 주문해야겠다. 옆에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들춰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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