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4 구매도서



저도 어쩔 수 없는 베스트셀러를 찾아다니는 한 마리 철새같은 독자네요 ㅋㅋ 그래도 각 책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먼저 김영하의 신작 산문집 <보다>입니다. 김영하는 제가 전작을 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블로그에서에서 김영아 강연회가 있어서 참가하기 일주일 전에 대여섯권을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전 퀴즈쇼부터 읽었었는데요. 시원시원하고 상당히 가벼운내용이죠. 쓰고 담은 내용, 주제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고 이야기가 흥미롭게 지나가는 부분이 많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걸 기점으로 해서 김영하 작품도 갈린다고 생각합니다서. 데뷔작이나 직후의 책은 너무 어렵고(<검은 꽃>과 <빛의 제국>이 가장 좋았어요) 최근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이름을 달고 나는데 겨우 이정도밖에 못냈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형식의 파괴를 노린 듯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지만 형식파괴를 보여준 소설은 예전에 이미 많이 봐와서, 그리 새롭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하일지의 소설 <진술>이 훨씬 충격적이었어요. 어쨌든, 이번 산문집은 <살인자의 기억>보다 괜찮다고 하니까 많이 기대됩니다.


다음으로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전자책과 종이책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저에게 전자책의 미래, 가능성을 말해줄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이북리더기를 3대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은 아이리버에서 나온 스토리KHD네요. 지금 만저 보면 기기도 가볍고 액정도 깨끗하고 장점이 많지만... 교보문고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 전 교보문고가 아니라 알라딘 유저기 때문에 아쉽게도 이놈은 사둔 채로 거의 쓰지도 못하고 어딘가 처박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알라딘에서 구입한 크레마 터치. 이것은 리디북스로 전자책 서점을 옮기는 바람에 사용하죠 않았답니다... 리디북스 어플이 제대로 구동이 안돼서 ㅠㅠ 그래서 바로 크레마 샤인으로 갈아탔습니다. 루팅도 하고 열심히 잘 읽다가 전자책 자체에 좀 시들해져서 안 쓰고 있네요. 유일히 남은 기기는 iPad 미니인데요, 가볍워서 좋지만 역시 책은 종이로 읽어야 제맛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과연 Kindle 개발자가 말하는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가 제가 생각하는 전자책의 한계와 미래성을 펼쳐 보여줄지 참 기대가 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동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전자책은 책을 표현하는 다른 방법으로써의 출연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이란 글씨체, 글씨 크기, 종이 질감, 여백, 줄간격, 표지까지 모두 다 쳐서 책이라는 게 완성 된다고 보는데 전자책은 사실 자기에 맞춰 옵티마이즈하지만 그것은 결국 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만을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이상 사견. 흠흠.

그와 동시에 읽을 책은 이번에 산 <페이퍼 엘레지> 라는 책입니다. 이언 샌섬이란 아저씨가 썼구요, 제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반비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와 대척점에 있는 책입니다. 엘레지는 애도를 뜻하는데요, 점점 사라지는 종이에 대한 애도를 표현하면서 동시에 종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 책이 되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책이 사라지고 있죠. 모든 문서들이 디지털화가 되면서 필요성이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인간 문명은 종이와 함께 성장해갔죠. 저자는 종이가 없다면 인류는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언론은 참 많이 소개된 책인데, 많이 팔리지는 않은 것 같네요. 어쩌면 종이가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를 정면으로 보여주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 책 너무 비쌉니다. 언론에 처음 소개될 때부터 정말 정말 사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큰맘먹고 사게 되었는데, 그래도 삼백쪽밖에 안되는 양장본이 만팔천원이라니... 하이고, 이러고 무슨 종이에 대한 애도를 표현한다는 건지! (돈없는 자의 푸념)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있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입니다. 이건 뭐, 이제 유행과도 같죠. 책 좀 읽는다 싶으신 분들은 요즘 한번쯤 다 펴보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부류의 책은 한가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예시 모음에 가깝습니다. 이 책도, 말하고 싶은 것은 ‘불평등이 점점 심해진다’밖에 더 있나요. 경제라는 분야에다가 한가지 주장을 말하기 위해서 많은 종이를 할애하다니, 어떻게 보면 정말 비실용적인 책이라도 할 수 있겠네요 ㅋㅋㅋ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한장한장 읽어봐야겠습니다. 아, 이런 책은 정말 띄엄띄엄 읽는 데 익숙해져서 걱정입니다. WSJ에서 조사한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 1위가 바로 이 책이라고 합니다! ㅋㅋㅋ 여기에 호킹박사의 <시간의 역사>도 추가하고 싶네요. 저도 시간이 역사는 참 재미없게 읽었습니다. 역시 최고의 스테디셀러는 ‘누구나 읽는 것 같아서 사뒀지만 막상 읽기는 귀찮아서 책장에 꽂아둔 책’이 최고죠! ㅋㅋㅋ 이번에는 그런 꼴 면하기 위해 머리싸매고! 진지하게 읽겠습니다. 보통 경제학 서적에 비해 재밌게 썼다고 하더라구요. 여러 가지 역사, 문학 이런 것들을 잘 버물였다고 하니 나 자신에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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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14년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삼십대 여성 린다가 위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코엘료는 일상의 권태와 사랑의 불안정성 앞에 위태로운 여성의 마음을 청진하듯 짚어내며,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의미와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린다와 그녀의 옛 애인 사이의 정사 장면이 에로틱하게 묘사되기도 하지만, 작품은 단순한 성적 스캔들을 넘어 삶의 권태와 우울 등 인간 감정의 영역을 파고든다. 여성의 복잡한 심리가 잘 드러난 소설로, 전작 <브리다>, <11분> 등과 맥을 같이한다. 

좋은 집과 멋진 두 아이에 전문직 직업까지…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던 삼십대 여성 린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명 신문사에서 일하며 십 년째 순탄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오던 그녀의 잔잔한 일상에 위기가 찾아든다. 모든 것이 변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 불현듯 찾아온 우울증과 공허함에 죄의식마저 느끼고, 매일 감정기복에 시달리는 그녀의 삶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것과 달리 너무도 위태롭다. 

그러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남자친구이자, 이제는 재선을 노리는 유명 정치가가 된 야코프를 취재하게 된다. 그리고 그와 재회한 순간 다시 열여섯 소녀로 되돌아간 기분이 되어, 취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충동적 행동을 저지른다. 죄의식과 흥분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린다는 뜻밖의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심하는데…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민음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장편소설. 2000년, <향수>가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후 14년 만의 소설이다. 첫 소설 <농담>에서 시작되어, <참을 수 없는 존재>에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그의 문학 세계는 <무의미의 축제>에서 그 정점을 이루며("쿤데라 문학의 정점." -「퍼블리셔스 위클리」) '쿤데라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알랭, 칼리방, 샤를, 라몽, 네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촘촘히 엮여 진행되는 이 소설은, 새로이 에로티시즘의 상징이 된 여자의 배꼽에서부터 배꼽에서 태어나지 않아 성(性)이 없는 천사, 가볍고 의미 없이 떠도는 그 천사의 깃털, 그리고 스탈린과 스탈린의 농담, 그에서 파생된 인형극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사유를 이어 가며 인간과 인간 삶의 본질을 탐구한다.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고은 외, 실천문학사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국가 안전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엄마저 냉혹한 자본의 권력 앞에 무참히 파괴되었음을 보여주었다. 2014년 6월 2일 문학인들은 시국 선언을 통해 정부의 자격을 묻고 권력의 폭력을 고발했다. 그리고 세월호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를 출간하였다.

강은교, 고운기, 고은, 공광규, 곽재구, 구중서, 김기택, 김사이, 김사인, 김선우, 김오, 김은경, 김주대, 김준태, 김중일, 김해자, 나희덕, 도종환, 문동만, 문인수, 박성우, 박찬세, 박철, 박형준, 백무산, 손택수, 송경동, 송찬호, 신용목, 신철규, 신현림, 안상학, 안주철, 유병록, 유순예, 유용주, 유현아, 윤석정, 이민호, 이상국, 이선식, 이시영, 이안, 이영주 등 총 69인의 시인이 참여했다.



이미지 인문학 2, 진중권, 천년의상상


섬뜩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언캐니’라는 표제 아래 파타피지컬한 세계 속에서 인간이 갖게 되는 세계감정을 탐구한다. 디지털 가상에는 어딘가 섬뜩한 특성이 있다. 실재도 아니고 가상도 아닌 이 유령 같은 존재가 발산하는 으스스한 느낌. 그것이 디지털 이미지 특유의 ‘푼크툼’이다. 18세기에 ‘숭고’의 감정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의 세계감정을 특징짓는 미적 범주는 ‘언캐니’라 할 수 있다. 

이미지 인문학자 진중권이 말하는 ‘디지털 이미지’는 디지털 합성 이미지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비록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하더라도 디지털의 미적 전략을 따르는 회화와 사진은 모두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이다. 사진이 등장한 이후에 회화는 더 이상 과거의 회화일 수 없듯이, 디지털 이미지가 등장한 이후에 회화나 사진도 더 이상 과거의 회화나 사진일 수 없다. 뉴미디어가 자의식을 획득하면, 올드미디어는 조만간 뉴미디어의 전략을 수용하게 된다. 그 결과 아날로그 이미지들 역시 디지털 사진의 특징인 언캐니의 분위기를 갖게 된다.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 강신주, 오월의봄


철학자 강신주의 본령인 장자와 노자를 본격 탐구한 철학책이다. 현재 학계에서 벗어나 대중과 만나면서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강신주를 서양철학 전공자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그는 <장자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동양철학 전공자였다. 그 뒤 동양철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서양 철학을 횡단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사랑과 자유의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는 노자, 장자라는 텍스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다양하게 끌어들여 노자, 장자 사상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각이 상당히 독특하다. 기존 동양철학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아주 딴판이며 그래서 상당히 논쟁적이다. 거침이 없이 발언하는 그의 기질이 잘 반영되어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질서의 효용, 리처드 세넷, 다시봄


용도에 따라 구획된 도시, 같은 처지끼리 이웃한 도시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사회학과 교수인 리처드 세넷은 지나치게 질서를 강요하는 사회가 어떻게 어른들의 사고를 경직시키고,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는지를 보여준다. 세넷은 도시의 중산층이 비슷한 여건의 사람들과만 어울려 살면서 질서를 추구한 결과, 배타적이고 협소하며 폭력적인 행동에 쉽게 빠져든다고 주장한다. 

이는 낯선 상황과 맞닥뜨리며 성장해야 할 청소년이 모험을 기피한 결과 미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과 같다. 세넷은 다양성과 창조적인 무질서를 구성원 스스로가 통합해 나가는 생동하는 도시, 살면서 만나는 갖가지 시련과 도전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진짜 어른들을 만들어내는 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조형근, 김종배, 반비


2013년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팟캐스트 ‘김종배의 사사로운 토크(사사톡)’의 ‘꼬투리 경제학’ 코너를 수정 보완해 묶은 책. 방송에서 공개된 짧은 강연과 대담에, 방송 후에 여러 애청자들의 반응을 참고해 집필한 방송 후기와 참고문헌(더 읽을 거리)를 덧붙였다. 방송의 생생하고 친근한 분위기는 살리면서도 좀더 알차게 활자화하였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 케인스, 슘페터, 폴라니, 베블런, 그리고 마르셀 모스까지, 경제학자들의 삶을 살펴보고, 이들이 시대와 호흡하며 진짜로 고민했던 문제들이 무엇인지 그 시대의 배경 속에서 살펴본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를 빌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금융위기, 임금할증률, 비정규직, 식민지 근대화론, 개신교 문제, 사회적 경제, 장기 불황, 복지국가, 창조경제, 협동조합 등등의 한국 사회와 연관된 주제들이 이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저자인 조형근은 ‘경제사회학’을 전공한 사회학자로서 왜 경제가 곧 정치이자 사회인지, 왜 경제가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지를 줄곧 설득력 있게 강조한다.



극해, 임성순, 은행나무


2010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컨설턴트>로 1억 원 고료 제6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뒤, 장편소설 <문근영은 위험해>,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를 출간해 '회사 3부작'을 완성시키며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던 작가 임성순의 장편소설. 

누구도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태평양 위를 표류하는 포경선 유키마루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끊임없이 꼬리를 무는 사건과 흥미진진한 서사를 바탕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생존을 갈구하며 모멸을 견디는지, 살아남은 약자가 어떻게 사악한 존재로 변하는지를 보여주며 나약한 존재로서의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신자유주의의 위기, 제라드 뒤메닐, 도미니크 레비, 후마니타스


2008년 미국과 유럽의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19세기 후반 이후 발생한, 자본주의 역사의 네 번째 구조적 위기다. 이번 위기는 구조적 위기이며, 몇 달 또는 몇 년 만에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 책 『신자유주의의 위기』의 주제다.

먼저 책 전반의 내용을 요약하면서 자본주의의 역사적 동역학과 이번 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금융 및 세계화 과정을 분석한다. 미국 경제의 국제적 지위의 위기 과정의 연관 관계를 파악한다. 2부에서는 ‘제2차 금융 헤게모니’라고 저자들이 일컫는 상위 계급으로의 소득 집중에 대해서 탐구한다. 

저자들은 현대자본주의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저자들의 틀은 20세기 들어 나타난 소유와 관리의 분리와 그로 인한 새로운 계급, 관리자 계급의 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회학이나 경영학에 소개된 관리 자본주의론의 새로운 평가와 그에 따른 마르크스주의적 계급 이론의 수정이 핵심이다. 

새로운 금융 상품 또는 금융 도구들은 이번 위기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게다가 이런 과정의 세계화는 무역과 자본 이동의 확대를 야기했으며, 캐리트레이드, 조세 천국, 자산 관리와 같은 상위 계층의 국제적 차원의 고소득 추구를 가능케 했다. 그것이 세계경제를 얼마나 취약하게 하고 불안정화했는지가 핵심이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금융 위기로 불리기 힘들다. 이런 금융적 과정은 미국 경제에 특징적인 거시적 궤도의 구성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실현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경제는 취약하지만 자신의 국제적 지위를 충분히 향유하면서, 신자유주의적인 상위 계층의 고소득 추구라는 형세를 뒷받침했다.



저항하는 섬, 오끼나와, 개번 매코맥, 창비


호주국립대학 명예교수 개번 매코맥과 평화운동가 노리마쯔 사또꼬가 오끼나와 저항운동 70년사를 집대성한 저서다. 개번 매코맥은 <종속국가 일본>,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 <일본, 허울뿐인 풍요> 등을 저술한 바 있으며 일본과 동아시아의 정치.사회문제를 역사적 지평에서 고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번성하는 해상왕국이었던 류우뀨우왕국의 역사에서 시작해 2차대전 이후 미국의 군사점령을 겪고 일본에 '반환'되었지만 여전히 일본과 미국의 전략적 군사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현재까지의 오끼나와 역사를 총정리한다. 일본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본 현대사 교양서인 셈이다.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운동과도 비견하여 주목할 만한 오끼나와 기지 건설 반대운동은 지역주민의 자치와 생존을 위한 싸움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세계적 패권국가에 맞서 동아시아 평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미일동맹의 패권주의적 팽창과 오끼나와 저항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책이다.



괜찮아, 잘될 거야!, 마나 네예스타니, 돋을새김


UN 선정 ‘국제 언론삽화상’ 수상, 이란 혁명의 상징 시사풍자 만화가 마나 네예스타의 신작. 마나 네예스티니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이란과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억압과 검열, 종교 갈등, 여성 인권침해, 사회 불평등 그리고 반체제 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정치범들을 옹호하는 그림을 게시해 전 세계에 그 실상을 알리고 있다.

2012년에 카프카의 《변신》을 모티브로 자신의 모습을 바퀴벌레로 등장시켜 이란에서 투옥되었을 당시의 상황을 담아낸 그래픽노블 《이란판 변신》을 프랑스에서 출간했다. 이는 그림이 ‘카프카적(부조리하고 암울한)’이라며 자신을 탄압한 세력을 정면으로 풍자한 것이다. 그리고 2013년에는 그간 그려온 정치풍자 삽화들 중 200컷을 선별해 이 책《괜찮아, 잘될 거야!》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의 제목 ‘괜찮아, 잘될 거야!’는 무척이나 역설적이다. 작가가 담아낸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에서 이 말은 공허한 울림으로 들릴 뿐이다. 그림에는 언론을 방패로 삼은 정부,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시인과 가수, 아무것도 듣지 않으려는 정치가, 짓밟힌 동심, 부정 선거, 핵무기 위협, 타인의 희생 위에 쌓아올린 행복 등 억압과 검열, 잃어버린 자유, 사회적 불평등, 공포심과 좌절감이 묘사되어 있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통해 중동의 실상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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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라서 그런가, 7월에는 소설이 눈에 많이 띈다.
그래, 푹푹 찌는 밖에 돌아다니는 것보다 선풍기 바람 쐬면서 시원-하게 소설이나 읽는 게 낫지!
절대 내가 못 놀러가서 샘내는 게 아니다.
흥, 흥!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근래 베스트셀러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요나스 요나손의 새 작품이다. <100세 노인>가 그저 웃기고 재밌는 소설로만 인식되는 게 꽤나 아쉬운데... 이번 소설은 과연 어떤 독법으로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빈민촌에서 시작된다. 다섯 살 때부터 분뇨통을 나르며 생계를 이어 가야 했던 소녀 놈베코. 빈민촌의 여느 주민들처럼 그녀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숫자에 대해서만큼은 천재성을 타고났다.

숫자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에도 밝았던 놈베코는, 호색한이지만 문학애호가인 옆집 아저씨에게서 글을 배운다. 또 매일같이 라디오를 들으며 '똑똑하게' 말하는 방법도 터득한다. 아주 우연히 다이아몬드 28개를 손에 넣게 된 놈베코는 용기를 내 평생 갇혀 살던 빈민촌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낡은 재킷 안감에 바느질해 넣은 다이아몬드와 함께였다.

복잡한 사정 끝에 핵폭탄을 개발하는 비밀 연구소 '펠린다바'에 갇힌 놈베코는 명목으로는 청소부이나, 실상은 수학적 재능을 발휘해 핵폭탄 개발에 관여하게 된다. 연구소장인 엔지니어는 수학이라고는 하나도 모르지만, 오로지 아버지의 권력과 부유함으로 남아공 최고 핵 전문가가 됐다. 어느 날, 엔지니어의 실수로 핵폭탄이 주문량을 초과해 생산되는데…





내 누나, 마스마 미리, 이봄

잠깐 저기까지만,, 마스마 미리, 이봄


근래 마스다 미리의 작품이 국내에 엄청나게 많이 소개됐다. 마스다 미리 철인가... 한때 지그문트 바우만이 한참 소개된 것처럼 붐인가...


그동안 마스다 미리는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왔다. 여자들의 고민과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함으로써 삶을 마냥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통찰하게 했다. 하지만 여자들의 일상이 언제나 일과 고민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삶에도 틈새가 있다. 그렇다면 여자들 일상의 틈새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틈새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가 좋을까? 

여자가 마음놓고 자신의 틈을 노출해도 될 것 같은 사람. 가족이다. 조건이 하나 더 필요하다. 그 틈새를 최대한 꾸밈없이 기술해줄 수 있는 사람. 가족 중 다른 성별을 가졌으며 애정도가 아버지보다 높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남동생이다. 남매는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웃음과 함께 공감하게 된다. 유머는 틈새만이 갖고 있는 강력한 매력이다. 남동생은 아버지보다 ‘여자형제’에 대한 애정도가 높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가족이다. 그래서 누나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들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 만화책은 마스다 미리도 이렇게 웃길 수 있었단 말인가? 하고 깔깔거리며 웃게 하다가도, 역시 ‘마스다 미리답다’하는 시선과 만나게 된다. 적어도 남동생은, 그러니까 이 삶에서 ‘신입’인 남자는, ‘경력자 누나’인 여자를 통해 삶에 대해 무언가 알게 된다.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프란치스코 교황, 에우제니오 스칼파리, 바다출판사


새책 목록을 보니 몇 주에 이어 교황에 관련한 책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이것도 붐인가; 탈권위주의에 이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교황이어서 그런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다.


<라 레푸블리카>의 창립자 스칼파리가 무신론자로서 교황에게 던진 도발적인 질문에서 시작했다. 이 책은 교황의 편지로 인해 벌어진 이 모든 논쟁을 담은 책이다. 1부에는 스칼파리가 무신론자로서 교황에게 던진 질문과 교황의 답장, 두 사람의 대화가 담겨 있고, 2부에는 <라 레푸블리카> 지면 위에서 펼쳐진 세계 지성인들의 토론이 실려 있다.

<라 레푸블리카>에서는 두 사람의 논의를 더 이어 나가기 위해 지성인들의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 토론에는 세계적인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 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파문당한 매튜 폭스, 종교사상 사학자 아드리아노 프로스페리 등이 참여했다. 그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조를 지키기 위해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교회가 당면한 쟁점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그것들을 풀어 가야 하는지, 종교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어야 하는지, 종교인과 비종교인,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닥터 슬립 1,2, 스티븐 킹, 황금가지


스티븐 킹의 신작이다. 그냥 신작이 아니다. 무려 <샤이닝>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나 사실 <샤이닝>에서 아들인 대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 크게 연관은 없다고 본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 잭 니콜슨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진 소설 <샤이닝>의 후속작으로서, 36년 만에 출간된 속편이다.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고, 브람 스토커 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다.

<샤이닝>에서 살아남은 소년 대니가 중년이 된 후를 그리는 <닥터 슬립>은 기존의 '공포'에서 탈피하여 초능력을 가진 소녀와 그녀를 죽여 영생의 기운을 받으려는 괴집단과의 쫓고 쫓기는 스릴을 담는 한편, 알코올 중독자로 인생의 끝에 섰던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준다.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닥터 슬립>에 대해 "스티븐 킹의 여러 걸작에서 드러난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극찬하면서, 이 작품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는 너대니얼 호손과 에드거 앨런 포에서부터 이어진 미국 호러 문학의 본질이라고 평했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 07 - 무한의 경계 / 08 - 전장의 형제들,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씨앗을뿌리는사람


보르코시건 시리즈가 드디어... 드디어 1부가 끝났다 ㅠㅠ 출판사가 망하는 바람에 몇 권 안 나오던 보르코시건 시리즈...출판사 갈아타고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참 다행이다. 아직 8권의 책이 남아서... 끝까지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  


제2의 로버트 하인라인으로 불리는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비평가, 언론, 독자에게 SF 시리즈물 중 최고의 대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르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 네뷸러상을 수상했고, 로커스상, 미서포익상, 사파이어상 등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미국 외에도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등 21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86년 출간을 시작하여 2012년에 마무리된 이 시리즈는 총 16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일즈의 인생 시기를 기준으로 크게 2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주인공 마일즈의 탄생 이전부터 25세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Young Miles' 시기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귀족 집안의 주인공이 엉겁결에 용병대 제독이 되어 공을 세우면서 꿈에 그리던 군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한의 경계>와 <전장의 형제들>은 1부의 마지막 두 권으로, 앞의 여섯 권에서 펼쳐지는 마일즈의 파란만장한 여정에 이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리더로서의 능력을 갖춰나가고 관계 속에서의 갈등으로 인해 내적 성숙을 이루는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담아냄으로써 마일즈의 1차 성장기가 완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유괴, 다카기 아키미쓰, 엘릭시르


엘릭시르 미스터리 시리즈인데, 사실 이 시리즈는 표지가 구려서(-_-) 별로 관심은 없었던 시리즈이다. 헌데 알라딘 서재에 자주 오르내리는 거 보니 재밌긴 재밌나보다. 이참에 <유괴>로 입문해볼까... 생각만 해본다. 기대도서를 다 샀다가는 돈은 둘째 치고 집에 책이 넘쳐날 것 같다.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다카기 아키미쓰의 법정 추리극. 1960년 실제 일어난 유괴 사건을 집요할 정도로 취재해 그린 법정 미스터리에 본격 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한 범죄 소설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을 중립적인 시선으로 다뤄 사회파적인 색채는 물론, 논픽션 소설의 리얼리티, 본격 미스터리의 반전까지, 작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아동 유괴 살인 사건 공판이 한창인 법정 방청석 한구석, 한 남자가 피고인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범인을 비웃으며 냉소적으로 재판의 추이를 살피는 그는 한편으로 자신이 곧 저지를 범죄 계획을 가다듬기 바쁘다. 이윽고 이 사건과 놀랄 정도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고, 예측할 수 없는 범인의 치밀함에 수사진들은 혀를 내두른다.

자신이 꾸미고 있는 범죄와 비슷한 사건의 재판을 방청하고 범인이 사건에서 저지른 실책을 교훈 삼아 가장 완벽에 가까운 범죄를 구상한다는 파격적이고 독특한 이야기이다.




구형의 황야  - 상, 하,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북스피어에게 참 고마운 건 마쓰모토 세이초와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꾸준히 내준다는 점이다. 뭐, 그덕에 인기도 많아지고 돈도 많이 버니 독자와 출판사에 일석이조??? 그나저나 세이초 할아버지의 책이 다 출간되려면... 아직 한참 기다려야겠지?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의 미스터리 소설로, 한 차례 영화화, 그리고 무려 여덟 차례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일본의 패배를 바랐던 남자의 이야기이다. 

일본의 오래된 사찰을 둘러보는 취미가 있는 세쓰코는 돌아가신 외삼촌이 좋아했던 사찰, 나라의 도쇼다이지를 구경하러 간다. 외교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에서 일했던 외삼촌 노가미 겐이치로는 현지에서 과로로 죽었다. 사찰을 둘러보며 외삼촌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던 세쓰코는 사찰의 방명록에서 외삼촌과 똑같은 글씨체의 서명을 발견한다. 

죽은 이가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 것일까? 마치 망령에 홀린 것처럼, 세쓰코는 예전에 삼촌이 좋아했던 다른 절들도 뒤져본다. 그곳의 방명록에도 삼촌의 특이한 글씨체와 똑같은 서명이 발견된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노가미 겐이치로의 유족들, 아내 다카코와 딸 구미코는 대수롭지 않은 우연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세쓰코와 그녀의 남편 료이치, 그리고 구미코의 연인 소에다는 유족들의 주변을 떠도는 노가미 겐이치로의 존재를 느낀다. 문득 노가미가 죽었을 당시의 상황이 궁금해진 소에다는 당시 노가미와 함께 중립국에 파견되어 있었던 동료들을 수소문한다. 그러던 중 행방이 알 수 없었던 육군 무관이 어느 날, 연고도 없는 외딴 곳에서 교살당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상황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플로팅 시티, 수디르 벤카테시, 어크로스


로쟈님이시던가, 장하준의 신작과 함께 소개해주신 책이다. 잘은 모른다.


<괴짜 사회학>으로 세계가 주목한 사회학자, 수디르 벤카테시의 신작. 시카고 빈민가에 뛰어들어 10년간 갱단과 생활하며 연구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 종사자들과 함께하며 기존의 사회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목격한다. 

과거에는 계층과 지역의 경계 안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떠나 경계를 뛰어넘으며 전에 없던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부유하고(float) 있었다. 저자는 뉴욕에서 새롭게 맞닥뜨린 변화의 비밀을 풀 열쇠를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지하경제에서 찾는다. 그리고 복잡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골목길과 빌딩 숲을 부유하며 이민자와 매춘부, 사교계 명사와 거리의 마약상들에게서 이야기를 채집한다.

저자의 연구회고록 방식으로 기술된 이 책에서 우리는 삶의 비루함과 숭고함이 공존하는 현장을, 변화에 맞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몸부림을, 부글부글 뒤끓고 있는 자본의 수도 뉴욕의 지하 세계의 현장과 그 미래의 편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익명소설, 익명소설 작가모임, 은행나무


이름은 그 사람을 항상 같은 이미지로 판박아버린다. 그건 때때로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그 독을 피하기 위해 조앤 롤링도 필명으로 쿠쿠스 콜링을 썼을 것이다. 익명으로 글을 씀으로써 기존에 쓰지 못했던 스타일의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소설집이다. 오늘날 우리 문학의 최전방에서 맹활약 중인 젊은 작가들의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열정, 패기를 엿볼 수 있기에 더욱더 출간의 의미가 크다. <익명소설>은 문학적 실험을 만류하는 문단과 출판계의 분위기 속에서 쓰고 싶은 글을 못 쓰고 있다는 작가들의 토로에서 시작되었다. 

이를테면 정형화된 문장에 대한 강요, 장르적 요소에 대한 거부, 정치적 풍자를 걷어내라는 압박, 개연성에 입각한 사실주의에 대한 강박, 에로티시즘을 저급하게 취급하는 가부장적인 분위기 등 이른바 '점잖은 문학'을 요구하는 출판계와 독자의 제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욕구의 산물인 셈이다.

여느 소설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가의 얼굴 사진과 출신 학교, 등단 매체, 문학상 수상 이력 등이 이 책에는 나와 있지 않다. 대신 '익명소설 작가모임'이라는 큰 이름하에 M, V, H, W, S, R, A, Q, L, Z 등 영문 이니셜이 작가의 존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모두 10명의 작가가 본명을 지우고 익명을 택하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비밀에 붙인 것은 이름뿐만이 아니다. 나이, 출신 학교, 등단 매체, 발표작, 심지어 성별까지,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새 옷의 태그를 떼어내듯 숨겨버렸다. 기획자들이 비밀리에 접선했기 때문에 누가 어떤 소설을 썼는지 참여 작가끼리도 서로 모른다. 그 결과, 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써보고 싶었던 이야기, 도발적인 내용 때문에 망설여져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하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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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시오패스 - M.E. 토머스


이 책은 위험한 소시오패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자신이 다른 존재임을 인정해달라는 수줍은 ‘말 걸기’다. 소시오패스들을 위한 ‘변명’이자 그들을 대표한 ‘고백’이다. 위험하지만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소시오패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 “소시오패스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비밀 해제 - 동아일보 특별취재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록이 나왔으나 시간적으로는 더욱 가까운 과거이나 한물 간 - 동시에 엄청나게 숨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의 '지면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다룬다.

동아일보에서 이런 책이 나왔다.

신기할 따름이다.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팀 하포드


<경제학 콘서트>로 '~콘서트' 열풍을 이끈 장본인의 새 책이다.

가상독자와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철저히 '초보'를 위한 '거시경제학' 설명서다.

팀 하포드 이름만 믿고 사도 될 듯하다.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정여울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의 후속작이다.

전권의 아우라만 봐도 선택의 고민은 끝!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전경린


'07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에 가장 크게 실린 작품이 7년만에 단편집으로 꾸려나왔다.

<물의 정거장> 이후로 11년 동안 써내려간 단단한 9편의 단편은 가히 전경린 문학의 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타나베 이타루


빵집의 경영 이념은 '이윤을 남기지 않기'다.

일반적인 경영과 마케팅 성공 잣대를 무시하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채 최고의 빵을 만들며, 부패와 순환작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이 시골빵집에 찾아낸 '부패하여 순환하는 경제'의 핵심은 발효와 순환, 이윤 남기지 않기, 빵과 사람 키우기, 이 4가지로, 다루마리는 이 모든 것을 지향하며 실천하고 있다.




젊은 기획자에게 묻는다 - 김영미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을 통해 세상을 더 다채롭게 하는 일곱 명의 젊은 기획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오랫동안 기획자로 일해온 저자가 전시 기획, 공연 기획, 마을 기획, 홍보 기획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발히 자신만의 역량을 펼쳐보이는 젊은 기획자들을 만나 "기획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라는 기획의 본질에 대한 하나의 공통 질문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신들을 위한 여름 - 에드워드 J. 라슨


1997년 퓰리처상 역사 부문 수상작이다. 
진화론은 근대주의자와 원리주의자 사이에 균열을 만들었고 문화계와 과학계 지식층 사이에서 표면적으로 불가지론이 상승세를 타면서 한층 더 심화됐다.진화론과 창조론을 둘러싼 미국의 논란은 근본적으로 미국 공립학교 생물 시간에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한 싸움으로 이어졌다. 근본주의자들의 태도는 과학 이론과 충돌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1925년에 일어난 스콥스 재판이다.

이 책에서는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90년 전에 일어난 옛 이야기를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엮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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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가의 살인 /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검은숲에서 발간하는 엘러리 퀸 컬렉션이 두 권 연속 나왔다. X의 비극, Y의 비극, 로마 모자 미스터리밖에 모르는 나로서는(읽지도 않았다. 단지 제목을 알 뿐) 생소한 놈들이다. 엘러리 퀸 팬이라면 반드시 사겠지.







어나더 에피소드 S - 아야츠지 유키토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아야츠지 유키토가 청춘 호러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돌아왔다.

전작 <어나더>에서 청춘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썼지만 아쉽게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적어도 내 기준에선 평이했다)

<어나더>의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한다.

옛날 작풍이 더 그리워지는 아야츠지 유키토다.







자전거 - 피천득(글), 권세혁(그림)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시리즈 8권.

모르는 시리즈지만 우선 피천득의 글이어서 페이퍼에 추가했다.

'자전거'는 피천득 시문집 <금아시문선>에 실린 작품으로 자신보다 조금 더 큰 아이의 자전거를 부러워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슴 따뜻한 일화로 풀어낸 동화란다.

나도 어릴 때부터 이런 책을 읽고 자랐다면 지금쯤 감수성이 더 풍부한 아이로 자라지 않았을까, 매우 아쉽다.



한국독립운동사 - 박찬승

'20권으로 읽는 20세기 한국사' 시리즈가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로 개명되었다.
이 시리즈의 9권이다.
대학 시절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읽었는데 단순한 과거사실을 나열했음에도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있어서 관심 있게 보는 시리즈다. (물론 사실 관계도 충실히 서술되어 있다)
시간 나면 이 시리즈 싹 몰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밤은 고요하리라 - 로맹 가리

로맹 가리 탄생 100주년으로 마음산책에서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책이 줄곧 출간된다.
전작 목록에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눈이 간다.
이 책은 로맹 가리가 세상을 뜨기 6년 전에 발표한 책이다.
실제 기자 겸 작가로 로맹가리의 죽마고우인 프랑수아 봉디와, 로맹 가리의 대담집이다.
수다와 같은 대담이 일품이다.






검은 수첩 -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박람강기 프로젝트'의 4번째 책이다.
프로젝트의 3번째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였는데 큰 호평을 받았다.
뒤이어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 마쓰모토 세이초가 쓴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았다.







폴 매카트니 - 톰 도딜

폴 매카트니의 내한 공연이 취소되었다.
그의 팬은 아니지만 대단한 뮤지션의 내한이 취소되니 매우 아쉽다.
아쉬우니까 이 책이라도...
폴 매카트니의 솔로 전성기 시절인 70년대를 다룬다.
비틀즈의 해체, 존 레논과의 대립까지 폴 매카트니의 심적동요에 대한 실체적인 답변을 들려준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팻 캐바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사랑을 받은 줄리언 반스의 에세이다.
팻 카바나는 그의 부인이자 문학 에이전트인데 '08년 뇌종양으로 사망하였다.
남편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작가로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펴냈고 맨부커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5년만에 자신과 아내에 관해 쓴 회고록이자 개인적인 에세이를 썼다.






빛의 물리학 - EBS MEDIA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을 책으로 엮었다.
믿고 보는 EBS 다큐프라임.
빛을 키워드로 삼아 현대 물리학의 두 축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쉽게 소개한다.
공식 없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 가장 큰 장점.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카버의 명작 <대성당>이다.

'07년 김연수의 번역으로 소개되었는데 이번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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