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읽는 책 - 스토너 (존 윌리엄스, RHK, 2014)

간만에 읽는 쌔삥 신간소설이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산 책이다. 알라딘 블로거 베스트셀러 1위에 있길래, 강남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냉큼 집어왔다. 소개를 보면 별다를 게 없는 소설이다.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가 농업을 공부하기 위해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문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영문학도의 길을 걷는다는 내용이다.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진실하고 강렬하게 표현한다...고 책 뒤에 소개가 쓰여 있다. 그런 즉슨, 별 특이한 이야기는 없이 그냥 한 남자의 평이한 삶이 쭉 이어져 보인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책을 살 때에는 흥미가 매우 돋았지만 한번에 7권을 들여놓으니 이 책은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다. (물론 나머지 6권도 옆에 쌓아만뒀지, 같은 처지)

그러던 중, 오랜만에 소설리스트에 접속했더니 소설리스트가 주목한 소설들에 <스토너>가 떡하니 있네.(링크 : http://sosullist.com/archives/4714) 게다가 별점은... 오마이갓, 네 명 중  세 명이 다섯 개, 나머지 하나는 4개다. 이토록 엄청난 소설이었다니. 김슬기 씨는 <스토너>의 평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그러니까 내가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 뿐. 아무런 의심도 하지 말고, 다만 이 책의 첫 장을 넘길 것. 고요한 방과 부드러운 불빛과 넉넉한 시간을 준비하고서.˝

엄청나. 이건 그 어떤 마케팅 문구보다 가슴에 와닿는다. 소설리스트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구나아-. <스토너>는 이 자체로서 문학의 힘에 바치는 찬가이며, 슬프고 고독한 삼라들을 위한 따뜻한 위안이라고, 또 책 뒤의 광고문구를 빌린다. 빨리 읽기보다는 한 장 한 장 글자를 맛보며 읽는 책일 성싶다. <작가란 무엇인가>와 함께 천천히 곱씹으며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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