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038.

  심각한 주제를 가진 인문서인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심리학을 다룬 책이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거진 교양수업 때 배운 수준이어서 아는 내용이기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기억을 복기한 것 외에 제 자신을 어떻게 리프레임(re-frame)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프레임이란 말 그대로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고를 규정하는 틀이지요. 사고는 곧 마음가짐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프레임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프레임이 있는 반면 너무나도 당연히 부정적인 프레임도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프레임을 타파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게 이 책의 모토입니다. 사실 이 책의 뼈대는 20쪽 정도의 7장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뿐이어서 간단히 발췌독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긴 합니다. 프레임을 바꾸기 전에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앞의 장들을 봤습니다. 각종 예시로 꾸며진 각 장은 프레임이 미치는 영향을 재밌는 예시들입니다. 사실 경험이 풍부하고 독서기술이 좋다면 예시들을 대충 훑으며 나도 이런 경우가 있었지, 하고 생각해도 괜찮을 듯하지만, 저는 그렇지 못하기에 열심히 읽어 보았습니다.

  아마 책을 읽다 보면 어, 나도 이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하며 놀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특히 3장 「자기 프레임」 부분이 그랬는데요, 자기중심 편파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시에서 그린 놀이를 그대로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오로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려 노래 제목을 맞추는 놀이었어요. 민요 아리랑을 손가락으로 표현했는데, 음의 높낮이나 바이브레이션 같은 것을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쉽게 맞추지 못하지요. 이 쉬운 걸 왜 못 맞춰 이 바보야, 하고는 순서를 바꿉니다. 이젠 제가 바보가 될 차례지요. 사람은 항상 자기 중심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개떡 같이 말하면 개떡 같이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학원에서 보조선생으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전 아주아주아-주 쉽게 집합을 알려주었지만 어린 친구들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이런 멍청이들! 나는 예전에 이 정도 개념은 쉽게 알아들었다고! 하며 가슴을 쳤습니다. 기억 속의 전 어릴 때 정말 똑똑했거든요. 초3 때, 수학 문제집을 처음 접했는데 문제를 손쉽게 풀었다든가, 중1 때 처음 접한 영어 독해집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든가, 고3 때 한눈 팔지 않고 독서실에서 열심히 공부만 했다든가. 과거 열심이었던 기억만 남기고 싸그리 날려버린 왜곡된 기억. 내가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하는 현재 프레임을 디미는 순간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은 변하고 행동과 태도도 따라 변하겠지요.

  이름 프레임이라는 재밌는 장도 있습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눈에 보이는 돈 5만원은 가치가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길에서 주운 공돈 5만원과 내가 힘들게 일해 번 일당 5만원은 느낌이 확 달라지죠. 돈을 함부러 쓰지 않으려면 돈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나봐요.

  우리는 절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말이죠. 모든 것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겠죠. 이렇게 프레임을 던져버리지 못한다면 프레임을 바꾸는 게 차선책이 아닐까요. 지금 여기를 중시하며 과거나 미래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는 모습을 가지면서 말이지요. 후회하기 전에 해 보고 말하는 태도. 남과 비교하지 않고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면서 기뻐하고 이름 프레임을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고요.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한계는 알면 알수록 넓혀갈 수 있습니다. 그런고로, 결국 한계는 없다는 말과 같군요. 인생을 조금 더 밝게 살고픈 사람들, 여기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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