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036.

  저는 보통 서점이 아니라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고르곤 합니다. 추천받는 책을 사기도 하지만 때론 직접 책을 볼 때가 있지요. 소설은 절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사지 않습니다. 원하지도 않는 대중소설의 틀에 끼워맞춰지는 느낌이 들곤 하거든요. 반면  인문서나 교양서는 베스트셀러를 신뢰하곤 합니다. 이쪽 책을 고르는 눈도 그리 좋지 않거니와 수준은 엄청 낮아서 남들이 즐겨 보는 책이나 봐야 겨우 이해가 가는 정도니까요.

  그래서 베스트셀러 1위에 줄기차게 뿌리박혀 있던 이 책을 골랐습니다. 베스트셀러 교양서는 <정의란 무엇인가> 이후로 처음이네요. 개인적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는 초심자인 저에게 어려웠지만 그쪽 분야를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한 책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요 책도 꽤나 기대했습니다. 협상에 관한 책이라는, 기대와는 다소 다른 분야의 책이었지만 조금의 망설임 없이 구입했습니다. 중고책으로요.

  그러니까, 중고로 산 게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건 왜일까요. 요새 하버드나 와튼 같은 미국의 유수 대학 강의를 모아 책으로 많이 발간하더군요. 거진 대박이지만 때론 무지한 대중들에게 팔아먹겠다 나에게 돈을 달라 호갱님들이여- 하는 책도 있단 말이죠. 아쉽게도 이 책은 후자에 약간 치우친 놈이라고 느꼈습니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협상주제에 대한 배경지식도, 긴박한 상황도 아니다. 결국 사람이다. 이런 짤막한 한 줄을 말하기 위해 책 한 권을 소비했습니다. 아아, 삼림의 종이여, 불타올라라. 이런 책의 대부분은 메시지를 강조하기 때문에 책은 예시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보는 독서가 필요하지요. 출판사도 그걸 알았는지 책 제일 뒤에 요약본을 넣었습니다. 물론 협상이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요약본에 나온 내용으로만은 제대로 된 협상을 펼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요약본 제목인 ESSENCE처럼, 필요한 내용은 다 있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베스트셀러 목록에 속은 느낌, 와튼의 전설적 명강의란 광고에 속은 느낌.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책 가득히 생각할 화두리도 던져줬으면 말을 안해요. 어휴. 요약본을 보시되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본문을 보시길 바랄게요. 사실 이런 기술을 키우기 위해서는 실패도 중요하기에 본문에 있는 실패담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될 겁니다' 입니다. 며칠 전에 면세점에서 "전에 예외는 없었습니까?" 스킬을 발동했다가 정신병자 보듯이 절 쳐다본 아주머니가 문득,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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