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물 한 살의 쥐스틴은 요양원에서 일을 한다. 그녀는 노인들을 돌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다. 그중 그녀와 가장 친하게 지내는 노인은 앨렌이다. 앨렌이 겪은 자신의 과거 사랑 이야기를, 쥐스틴이 파랑 노트에 적어 나가는 이야기가 한 축이고,
다른 한 축은 현대의 이야기. 과거 쥐스틴의 부모님은 쌍둥이 삼촌 부부와 동반 교통사고로 모두 사망했다. 쥐스틴은 이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다른 어떤 이유 때문에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한다. 이를 파헤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뒷 이야기가 차츰 밝혀지는 내용이 또 다른 축이다.
이렇게 크게 두 축으로 흘러가는 이 소설의 백미는 단연 앨렌의 과거 이야기다. 엘렌과, 뤼시앵이라는 잘생기고, 맑고 예쁜 파란 눈을 가진 청년 사이의 사랑 이야기. 이 둘 사이에 어떤 역사가 있고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사랑하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지, 그 처절한 삶을 아주 덤덤하게, 기교를 전혀 부리지 않고 이야기한다.
이런 지점들 때문일까, 솔직히 초반에는 전개가 약간 심심하다는 분위기를 지울 수 없었다. 서로 아끼고 의지하는 건 알겠는데, 심심해. 하지만 중반부부터 큰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사건 이후로도 여러 일들이 있는데, 그 사건이 촉발한 여러 일들이 한데 모이고 서로를 용서하며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이 눈물 나도록 감동스럽다.
앞서 말했던 다른 축인 이야기는 쥐스틴 부모님의 차 사고, 그리고 그것을 파헤쳐 나가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가족의 면면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이 부분은 읽다 보면 엘렌의 과거 이야기와 대비되어서 기분이 참 묘해진다.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책을 읽다보면 아마 다들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야기를 한 소설에서 같이 전개한 이유는 무엇일까?아무리 생각해도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아마 엘렌의 이야기에서는 사랑이 주는 감동이나 기쁨을, 가족의 이야기에서는 쥐스틴 자신의 영혼의 발목을 잡고 있던 사연들이나 과거를 과감히 끊어 내고 스스로를 확립할 수 있는 경험을 풀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많은 면을 골고루 보고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생의 여러 면모를 간접 체험하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