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 권마다 600쪽에 가까운 책 총 4권의 시리즈를, 한 달이 채 안되 기간에 모두 읽었다. 확실히 흡입력 하나는 끝장나는 소설이다. 재미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수확자보다 분량이 많지만 그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읽었다. 수확자는 1, 2, 3부의 화자라든가 중심 이야기 소재 같은 것들이 쉽게 바뀌는데, 언와인드 4부작은 전체적으로 중심이 쭉 잡힌 느낌이어서 읽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말부와 관련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확실하게 매듭이 지어진다기보다 두루뭉술하게 끝난다는 생각이 든다. 수확자 시리즈에 비하면 확실히 결말의 화끈함이나 기발함은 없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원래 그런 법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인간 본연의 선한 본성과 서로를 믿는 것에 기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실 이 네 권의 책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것은 1권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의 순위는 1권 - 2권 - 4권 - 3권 순이다. 3권에서 재미가 확 떨어졌다가 4권에서 다시 조금 치고 올라온다. 4권은 사건이 많이 일어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평이한 사건들을 쭉 이어감으로써 피날레의 결실을 보려고 한다. 피날레를 위한 피날레라고 해야 할까? 인물들을 너무 많이 퇴장시키는데, 그중에는 공감이 가는 인물도 있고 영 아닌 인물도 있다. 흑막으로 등장하는 단체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상태에서 희망 가득한 다음 결말로 끝나는데, 뭐 좋게 끝난 셈이다.
가장 찝찝한 점은 언와인드 시장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이에 찬성하게 된 과정이다. 물론 인간 본연의 어두운 면도 있겠지만, 그 뒤에는 돈을 더 벌거나 명성과 부를 쌓기 위한 눈속임이 있었다. 진짜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어떤 개인과 단체에 더 이득이 되려던 것이다.
하트랜드 전쟁과 언와인드 합의 같은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말이 안 된다 싶지만 그 당시에는 사회 문제나 여러 제반 상황 때문에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겠지만, 차차 대중들에게 익숙해지고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이 되면서 그것을 반대한다는 생각조차 못 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코너, 리사, 레브가 캠프에 버려진 이야기, 그리고 더불어서 프린트 같은 이런 소재의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것이지, 만약 하나하나 각각 일어났다면 변화가 촉발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이 결말로 향하는 부분이 그리 개운치는 않다.
특히 청소년들이나 범죄자들을 가두지 않고 장기를 프린트할 수 있는 프린터기가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의 양심이 보인 것이지, 만약 프린터기가 없었다면 과연 사람들이 자신의 이득을 포기할 수 있었을까? 또 그 비겁함 뒤에 숨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 결말부가 생각보다 매우 작위적이고, 작가가 편의성을 보여주려 너무 해피엔딩스럽게 끝난 것 아닌가싶다.
결말부의 전개나 결말이 나는 방식은, 작년에 읽은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이 떠오르기도 했다. 장르적으로는 물론 언와인드 4부작이 더 재미있지만, 감정을 건드리는 면에서는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실 언와인드라는 소재 자체가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는 대상이라 찬반이 나뉠 여지는 적고, 그 때문에 특별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개, 인물, 이야기의 3박자가 꽤나 괜찮은 소설이었다. 분량이 꽤 길지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