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문학상 수상집을 계속 잘 읽어오는 중이다. 작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읽은 책은 아래의 여섯 권이다. 2025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은행나무)을 읽으려고 대기 중인데, 아마 4월까지는 이 책까지 다 읽을 것 같다.

2025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2025 이상문학상 작품집(다산책방)
2025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2025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북다)
2026 이상문학상 작품집(다산책방)
2026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현대문학)

재작년까지 봄에는 젊은작가상, 가을에는 김승옥 문학상, 겨울에는 이상문학상을 읽어왔는데, 작년에는 세 권이 추가되었다. 여름에 이효석문학상, 가을에는 김유정문학상, 겨울에 현대문학상.

문학상 수상작품처럼 왜 읽는지 물어보는 이들이 있는데, 솔직히 약간 허세로 읽는다. 소설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시대, 소설이 사회에 의제를 던지지 못하는, 소설이 죽어간다고 하는 지금, 그래도 나는 약간 한국 문학의 최전선 흐름 같은 것을 잘 읽고 있어, 라는 허세 가득한 생각으로 말이다.

처음 읽었던 수상작품집은 2010년 이상문학상이었다. 이 작품집으로 박민규 작가를 처음 알았고, 김영하 작가에 이어 두번째 전작 작가가 되었으며, 표절 논란으로 탈주... 2020년에 들어서 젊은작가상과 김승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유행을 탄다고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고,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수상작들이 발표되는 모든 지면들을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한 계절에 세 편씩 좋은 단편을 소개하는 ‘소설 보다‘ 시리즈는 덕분에 꾸준히 읽고 있는 중이다.

각 작품 수상집마다 단편들이 꽤나 겹치곤 하는데, 각 작품집에 수록된 단편들을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목록 중 맨 위 작품이 대상이고, 그 아래는 같이 수상한 작품들이다. 대상 작가의 자선 대표작도 한 편씩 수록되는 것들도 있는데, 자선 대표작은 제외했다. 재미있게 읽은 작품 뒤에는 별 표시(***)를 하였다. 수상작품집을 읽다 보면 대상 작품보다는 수상작들이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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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백온유 - 반의반의 반
강보라 - 바우어의 정원 ***
서장원 - 리틀 프라이드 ***
성해나 -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
성혜령 - 원경
이희주 - 최애의 아이
현호정 -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

**2025 이상문학상 작품집(다산책방)
예소연 - 그 개와 혁명 ***
김기태 - 일렉트릭 픽션 ***
문지혁 - 허리케인 나이트
서장원 - 리틀 프라이드 ***
정기현 -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최민우 - 구아나

**2025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최은미 - 김춘영
강화길 - 거푸집의 형태 ***
김인숙 -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김혜진 - 빈티지 엽서
배수아 - 눈먼 탐정
최진영 - 돌아오는 밤
황정은 - 문제없는, 하루

**2025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북다)
이희주 - 사과와 링고 ***
김경욱 - 너는 별을 보자며
김남숙 - 삽 ***
김혜진 - 빈티지 엽서
이미상 - 옮겨붙은 소망
함윤이 -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2026 이상문학상 작품집(다산책방)
위수정 - 눈과 돌멩이
김혜진 - 관종들 ***
성혜령 - 대부호 ***
이민진 - 겨울의 윤리 ***
정이현 - 실패담 크루 ***
함윤이 -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2026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현대문학)
임솔아 -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
김혜진 - 관종들 ***
박솔뫼 - 사과
서장원 - 상어
이미상 - 일일야성一日野性 ***
임현 -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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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는 김승옥 문학상을 가장 좋아했는데, 올해에는 그렇게 큰 울림은 없었다. 작년과 올해 통틀어서는 2025, 2026 이상문학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올해 이상문학상 작품은 내 취향을 아주 저격한 작품들이 가득했다. 강하게 추천한다.

이런 문학상 수상 작품집 읽기의 묘미는 내가 잘 모르는 작가들을 만나는 데 있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내가 시간이 없었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아서 읽지 않았던 작가들의 꽤나 좋은 단편을 하나라도 읽을 수 있다는 게 수상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작품집을 바탕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을 또 읽으면 된다.

가장 강렬했던 경험은 2022년 김승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문지혁 작가.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후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 단편과 장편들을 계속 읽었다. 2025년과 2026년 작품집들에서는 눈에 띄는 작가는(물론 지금 문단에서는 꽤나 핫하겠지만) 서장원과 함윤이 작가다.

다른 장점은 근래 한국 문단의 흐름을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작가상 같은 경우에는 등단 10년 이하 작가들의 작품이기 때문에, 확실히 사회 흐름, 이슈 같은 것을 꽤나 민감하게 그린다 제 그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젊은작가상으로 시작해서 이상문학상으로 항상 끝을 내곤 한다. 이상문학상이 매년 1월에 발간되기 때문에 그 해의 시작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뭔가 시작이 아니라 끝 같다는 생각이 든다. 1년의 시작이 1월부터가 아니라 봄부터 시작해서 겨울로 끝나는 느낌이어서 그런 것 같다. 지금은 3월로 절기상은 봄이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작년부터 읽은 작품집 중 마지막이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인 ‘겨울 정원‘이다. 진짜 겨울로 끝나네. 재미있게 읽어봐야겠다. 곧 따뜻한 봄이 젊은작가상 수상집의 계절이 온다. 올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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