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 그들이 배운 미덕에 대한 불편함
오마르 지음 / 레터프레스(letter-press)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 (201904)

유튜브에서 솔직 시원한 영상으로 유명한 오마르의 책이다. 에세이라기보다는 짤막한 단상 모음이다.

꽤나 기대했는데, 유튜브에서 다룬 내용은 주로 1장 ‘미덕‘부분에만 있고 2, 3장은 개인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쿨함, 솔직함과 오글거림, 허세는 한끗 차이인데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다행히 전자에 걸치고 있지만.

군데군데 참신한 표현과 문장, 곱씹을만한 단락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와- 읽어보세요대박! 의 느낌은 없었다. 다시 느끼는 거지만,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사이다 발언을 한다고 해서 그가 항상 옳다는 법은 없고, 그도 매번 고민하고 조심하는 삶을 살 게 분명하다.

> 유머는 사람을 살피는 일이다. 내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그것을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잘 살펴봐야 할 수 있는 고급 스킬이다. 많은 상황 속에서 경험치를 키워 어떤 말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또 어떤 말이 분위기를 망치는지 판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_28쪽, ‘유머는 사람을 살피는 일이다‘에서

> 1.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나를 찾는 곳이 늘어서할 일이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이지. 삶은 늘 한쪽이 괜찮아지는만큼 다른 쪽이 안 괜찮아진다. 모든 면이 괜찮은 삶은 없는 거겠지. 그래, 그런 건 정말 없었으면 한다.
>
> 2. 나는 심리적 허기를 실제 허기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 집앞 편의점에 근무하는 청년은 이제 나를 꽤 아는 사람처럼 대해준다. 새벽마다 그를 만나러 간다.
>
> 3. 꿈에 짧은 머리의 여자를 백 허그한 채 잤다. 그녀의 머리냄새는 향기롭고 체온은 따뜻했다. 굳이 등을 돌려 그 얼굴을확인하지는 않았다. 아마 내가 생각하는 세 사람 중 한 명이겠지. 그게 누구든 그냥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그렇게 생각하며다시 그 머리에 코를 파묻었다.
>
> 4. 새벽에 눈이 떠지면 마음속 공허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모르겠다. 나는 왜 깬 건가?
> 괜히 너에게 전화를 건다. 곧장 끊는다. 다시 눕는다.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말들은 보통 아침에 깨고 나면 다 별로인 것들뿐이다.
> _175, 176쪽, ‘밤의 기록‘에서

> 40권에서 완결되는 소년 만화를 예로 들자면 처맞던주인공이 각성하는 시기는 아무리 늦어도 10 ~13권이다. 즉, 당 신이 주인공이라고 여기는 만화 속에서 27권인 현재까지 당신이 처맞고 있다면 이제는 내가 이 만화의 주인공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해 봐야 한다.
> _289쪽, ‘의심‘에서

> A와 나는 영화 이야기를 즐겨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많은 영화를 추천해 준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내가 추천한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그의 추천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 우리는 영화를 본 후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만날 때마다 서로에게 좋은 영화를 계속 추천할 뿐이다. 우리에게는 그것이 중요하다.
> 내가 이 영화를 좋게 봤다. 이 영화는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다. 이건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그러니내 취향은 고급이다. 너는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뭐 그런 것들.
> _296쪽, ‘우월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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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도서분류/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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