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1124.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길을 걸으면서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기가 너무 차서 손으 굳어 종이 한 장 한 장 넘기는 건 고사하고 책을 잡는 것조차 힘들다. 종이를 넘기지 않은 전자책을 읽자니 이놈의 액정은 날이 차가워지면 반응속도가 평소의 절반, 아니 삼반?으로 뚝 떨어진다. 결국 선택은 스마트폰뿐이고, 가벼운 잡지나(스켑틱) 흥미위주의 에세이나 소설류뿐이 읽지 못한다. 아니, 애초에 스마트폰으로는 리디북스를 켜지 않을 것 같다. 더 재밌는 거리가 많거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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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보지 않고 길거리를 걷는 건 민폐지만 항상 주의하니까...는 사실상 요새 질타를 많이 받는 스몸비와 다를 바 없구나?! 하긴 어릴 적부터 길에서 책을 읽다가 전봇대에 부딪혀서 괜히 주변에 아무도 없었나 휘휘 돌아본다던가, 옆사람 따라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알고보니 무단횡단이어서 버스에 치어 죽을 뻔했다던가, 볼라드에 가운데를 받쳐서 영영 성기능을 잃어 아니 내가 고자라니... 자라니... 를 외칠 수 있다던가, 아마 다들 경험이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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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매번 집을 나갈 때마나 분명 읽지도 않을 책... 뭘 가지고 나갈까 고민하는 거 보면 나도 참 킹허시똥멍청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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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다음 고전으로 보르헤의 <픽션들>을 꺼내두었는데, 첫눈도 와서 <설국>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에 갈팡질팡. 아마 이러다가 두 권 다 안 읽을 가능성이 74.781% 정도지만 ^^ 영 뭐하면 ‘설국열차‘라도 보면서 ‘해피 뉴 이어!‘나 외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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