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의 비밀 - 75년에 걸친 하버드 대학교 인생관찰보고서
조지 베일런트 지음, 최원석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가끔 아버지의 생애가 궁금하다. 그렇지만 제대로 질문을 드리거나 말을 거는 일이 쉽지 않다. 바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묻는 일도 주저하게 된다. 한 사람의 생을 찾는 일은 본인이 기록하고 정리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일이 쉽지 않다.
어떤 분의 경우에는 어느 시점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일기로 남기고 있기도 한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그 시대의 삶의 배경과 물가정보 등을 추려 알 수 있다. 신문기사를 통해 가끔 특별한 분들이 소개되는 데 그 중 몇몇 분들의 경우가 자신의 일을 일기로 남긴 분들이다. 자발적으로 남긴 기록들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제3의 시각에서 한 사람의 생애를 추적하고 그의 생각과 생활태도, 건강상태 등을 체크하고 어느 시점부터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왜 이들은 이러한 시도를 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일까. 그리고 조사대상자들은 얼마나 성실하게 이들의 질문과 면접에 응하며 자신의 낯낯을 공개하고 있는걸까. 그런 질문을 던지면서 과연 이들이 수집하고 기록한 정보는 신뢰할 만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들 스스로도 말한다.
“우리가 최근에 알아낸 연구 결과들이 어느정도까지나 신뢰할 만한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그렇게 때문에 종단 연구도 변한다. 시간은 우리가 사는 동안에도 세상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과학적 사고가 진실이 아님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과학을 진보시킨다. 변화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조사대상자 중 중간 중간에 탈락하거나 체크하지 못한 사례도 있지만 수십 년을 이어 기록한 사례들이다. 이 책의 저자 조지 베일런트는 1966년부터 이 조사에 참여해왔다. 무려 75년간의 기록물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 바로 이 ‘행복의 비밀’이다. 그들의 삶을 통해서 무엇이 사람들을 기쁘고 즐겁게 만들었으며 그들의 가정형성 시 영향을 미친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분석해 놓았다. 하버드대학 종단연구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그랜트연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저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자료를 분석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가 깨닫고 느낀 행복의 비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답을 내놓았다. 그 답은 무엇일까?
각자의 성장시절과 가족환경, 학력과 직업 등을 토대로 노년 생활의 행복도를 또한 측정했다. 가능한 일인가? 저자의 연구원들은 행복의 비밀을 통해 이들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왜냐하면 아동기야말로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삶을 확신을 갖고 살아가도록 온힘을 다해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성공하는 삶을 예상하게 하는 척도는 어린 시절의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특권이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경험이다.”
행복한 사람의 이유는 특별한 무엇이 있는걸까 그렇다. 이 방대한 연구만큼 책 두께도 만만치 않지만 세세한 사례들은 그 증거들이 되어주고 자신들이 밝힌 내용의 신뢰도를 갖게 한다. 유년시절의 따뜻함이 얼마나 있는가라는 점이다. 그 말을 읽어나가며 아, 나의 유년은 어떠했는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버지와 나는, 어머니와 나는 어떤 따뜻함으로 연결되어있었는가를 말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렇다면 행복하다고 얼마나 느끼며 사는가? 남은 노년의 생은 또한 그렇다면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말이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저자는 긍정적인 정신건강과 인간의 대응방식과 사랑은 행복을 이루는 조건들임을 차근차근 설명해 들어간다.
“내가 이 책 전체를 통해 말하려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어린 시절에 맺은 가까운 인간관계가 우리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그낭 뭍혀버리거나 무시될 수 있는 자료들과 그 안의 항목들을 다시 체크하고 정리해나가면서 밝혀낸 일들이 모여진 책이다. 이를 위해 책속에서는 그랜트 연구또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시간적으로 잘 설명해 놓았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방식을 적용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그 수만큼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 무엇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정의내릴 수는 있다.
“그리고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사랑을 찾는 법을 배우면, 사랑받고 자란 아이들이 성년기 초기에 누리고 산 많은 것들을 노년이 되어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사랑을 찾지 모한 채 기다리는 세월 동안 외롭고 비참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인간의 발달에는 한계점이 없다 해도, 아이를 갖는 것 같은 몇몇 특정한 기회는 적절한 시기가 지나면 영영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오늘 새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부부들에게 아이에게 왜 사랑이 필요하며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나야 하는가를 깨닫게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라 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성숙한 지혜를 기대하고 싶다면 지금 우리 시간에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기 위해 또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나에게 사랑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에도 필요한 것이 사랑이다. 그것을 얼마나 쏟고 있는가. 사랑은 관심이다. 부부간에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오늘날 황혼이혼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또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오늘 우리에게 한 번 물어보자. 따뜻함과 편안함이 내개 얼마나 들어있는가. 상대는 나에게서 그러한 것들을 느끼는지를 말이다. 그러면 나의 행복지수를 추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쁜 것들로부터 우리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화를 내는 일보다는 사랑하는 일을 하고 독이되는 말보다는 선이 되는 말을 하는 것 등 다양한 방어기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도 따져보자.
저자는 많은 것을 밝혀냈지만 그가 주목했던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어떻게 얻을것인가에 대한 연구였다.
“내가 그랜트 연구에서 주로 알아내려했던 것은 인간이 경험하는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회복탄력성을 갖도록 도와주는 심리적 향상성의 작용 원리를 파혜치는 것이었다. ”
‘행복의 비밀’에는 삶을 값지게 만들어줄 키워드들이 가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