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경제학 -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레시피
유성운.김주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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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보고 처음에는 놀랐다. 야, 뭐 이런 제목이 다 있나 했다. 안을 들여다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렇게까지 우리나라 걸 그룹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볼 수 있나 싶었다. 걸 그룹과 경제가 도대체 무슨 상관일까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걸 그룹의 등장과 퇴장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경제활동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효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유성운은 일간지 기자이고 또 다른 저자 김주영은 엔지니어이다. 둘이 잘 만났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좀 더 세세한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둘의 저자가 어떻게 역할을 나눴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누군가 남자 그룹에 대한 내용으로 써보는 것도 좋겠다. 남자 그룹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어떠했는지 말이다.  


2007년 이후 2017년에 이르는 동안 등장한 수많은 걸그룹의 이름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책의 저자는 수많은 걸그룹과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순위에 오르고 뒤로 빠졌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걸그룹이 사용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서 그것이 성공한 이유와 함께 우리 경제활동을 통해서 입증된 다양한 효과 등을 짚어보는 연결 과정들은 다른 일들을 하는 데 있어서 유익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걸그룹의 멤버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과 연관된 경제용어나 효과들을 살펴보는 식이다. 많은 멤버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팬들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더 많은 멤버를 갖는다면 그만큼의 팬을 더 확보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늘어날수록 힘을 안 쓴다는 것이다. 내가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링겔만 효과는 크게 두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한다. 첫 번째 원인은 구성된 개인의 '동기부여 문제다. 구성원이 많을수록 목표에 대한 의식도 희미해지고 동기부여가 떨어져 성취도 역시 감소한다. 쉽게 말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문제라는 것이다."(본문 64쪽 중)


이러한 효과처럼 저자는 '버핏 효과', '공유지의 비극' 등 다양한 경제 활동 과정에서 등장하는 효과를 쉽게 풀어 설명한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놓고 대체재와 보완재를 설명한 부분은 흥미롭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대한 대체재 역할에 대해서도 소개를 한다. 이처럼 이 책 시작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모두 서른한 가지에 달하는 주제 속에서 저자는 걸그룹의 흥망성쇠와 함께 그들이 내놓은 다양한 전략을 토대로 우리 경제 활동을 통해 등장하는 다양한 효과들을 연결 짓고 있다.  


"이에 경제학자는 핵심 역량을 정의하면서 '이전이 가능한 역량'이라고도 했다. 어쩌면 옥주현과 바다가 다른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창력이라는 핵심 역량을 뮤지컬 무대로 옮기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본문 173쪽 중)


여러 내용 중 핵심 역량에 대한 부분은 마음에 닿는다. 요즘 들어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의 핵심 역량은 역시 노래 잘하는 것이다. 인간의 핵심 역량은 언어 사용에 있었다. 도구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며 생존해 왔다. 각자 각자 생존을 위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따져보고 챙겨봐야 할 시점이다. 경쟁을 위한 역량이 아니라 내 삶을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길로 이끌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경제의 흐름을 살펴보고 어떤 계기로 움직이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좀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내는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학습의 효과가 아닌가.  


'매몰 비용'에 대한 부분은 걸그룹과 어떻게 연결 지었는가를 한 번 보자.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인기를 얻지 못하면 걸 그룹 운영 자체가 힘들다. 그러면 걸 그룹을 해체를 해야 하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간 지불한 돈이 있기 때문이다. 본전 생각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런 시간이 계속될수록 비용은 더 늘어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로 말미암아 이미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 어떤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못한 채 계속 끌고 가는 것을 매몰비용 효과라고 말한다. 이미 지출한 대가 때문에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본문 190쪽 중)"


이 책 말미에는 부록의 형식으로 걸 그룹에 대한 시간대별 세력도를 살펴볼 수 있다. 걸 그룹의 흥망성쇠를 통해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결해보면서 경제에 대한 시각을 조정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 고등학생 이상 봐도 좋겠다. 새해를 시작하며, 경제의 기초를 다시금 세우는 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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