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발상법 - 어떻게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인가?
오마에 겐이치 지음, 이혜령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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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정말 많이 듣는다. 인문학이라는 게 결국은 콘텐츠다.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이 겉으로 포장된 것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껍데기만 갖고 사는 것은 내가 아닌 남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요즘 SBS의 저녁 프로그램을 보면 담당 PD나 기획사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 기존 케이블 방송이 제약이 크게 없이 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SBS의 평일과 휴일 저녁 프로그램의 라인업이 돋보인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 보여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저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다. 최근에 나온 것 중에는 <내 방 안내서>라는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자 섭외도 그렇고 화면 구성도 그렇다. 약간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포맷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신선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내가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어떤 것을 만들어 볼까? 내가 PD라면 말이다. 나에게 방송 기획안을 하나 내보라고 하면 어떤 것으 낼 수 있을까. 인생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때로는 기획이 필요하다. 잘 짜인 기획은 수익을 만들고 사람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잘못된 기획은 모두 다 일을 잃어버리게도 한다. 


"우리는 항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거기에 멈춰 있으면 새로운 발상은 나오지 않는다. 고정관념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또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에 거기서 빠져나온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 정보격차로 부를 얻을 수 있다."-61쪽 중


<제로 투 원 발상법>은 바로 정체된 사고를 좀 더 유연하고 세련되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 기업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위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소개한다. 이것대로만 하면 다 될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어쨌든 우리가 하는 일의 공간으로 아이디어를 빌려와 볼 일이다. 


"내가 추천하는 발상법은 '이 상품을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는 '프로덕트 발상'이 아닌, 예를 들면 '5년 후에 거실은 어떻게 될까?' 같은 큰 그림을 그려보는 방법이다."-112쪽 중


저자 오마에 겐이치는 우리에게 갇힌 사고가 아니라 열린 사고를 하라고 말한다. 장사가 안 된다거나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면 보통 어떻게 하는가? 고정비나 인건비를 줄이려고 한다. 그게 제일 먼저 눈에 확 들어온다. 다른 방법은 없나?


"고정비를 줄여서 이익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가동하지 않았던 요일, 시간대에 가동하면 어떨지를 생각해보는 발상이 필요하다. 고정비는 바꿔 말하면 '자산'이다. 이를 놀리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늘릴 것이라면 내로 캐스팅이나 포인트 캐스팅으로 사용자를 불러들이는 편이 훨씬 낫다."-105쪽 중


작은 책 속에서 등장하는 당양한 기업들의 사례들은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정보 격차에 관한 내용은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결국 실행으로 옮긴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지배하지 않는가. 이 책에서는 저렴한 비용의 실력 있는 필리핀의 영어회화 교실이나 인도의 의료관광을 예로 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 경제구조 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결국 남과 다른 정책을 쓰는 것이다.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의 구조를 새로 개선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살펴야 한다. 새로운 트렌드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촉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매우 작은 현상(조짐)을 파악해, 그것을 내 안에서 '빨리 감기'해보는 것이다. '디지털 대륙 시대의 발상'에서 '5년 후의 생활-라이프 스타일을 상상하자'라고 했는데, 그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즉 빨리 감기를 했을 때 어떤 그림이 보이는가가 핵심이다."-134쪽 중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등장하는 기업들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는 어떤가. 관습과 규정에 묶여서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는지 살펴봐라. 카메라 기능 중에 보면 줌인 줌아웃 기능이 있다. 이렇듯 사물을 가까이 당겨보고 크게 보듯 세상의 흐름도 그렇게 보는 가운데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주제들이 짧게 짧게 이어진다. 구상력이 왜 필요한지 강조를 하는데 읽다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상의 목표 중 하나가 '구상'이다.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는 힘, 즉 '구상력'이 지금 필요한 사고능력이다. 왜냐하면 바로 거기에 로봇 같은 것들이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211쪽 중


들고 다니기도 좋다. 가까이 두고 읽어보면서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나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영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의 이야기가 맥박을 뛰게 한다. 기존의 것에 사로잡혀 있으면 새로운 기회는 영영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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