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인간학 - 인류는 소통했기에 살아남았다
김성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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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블로그는 글을 쓰는 도구다. 하루하루를 보내며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다. 그러나 내가 남긴 글을 다시 읽어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게 쓰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진다. 뭐랄까.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다. 그렇게 글쓰기는 내게 내 삶을 지탱하는 도구이며 협력자이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문자 덕분이다. 언어 덕분이다.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강력한 도구이다. 


<언어인간학>은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인간의 탄생과 소멸이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연구를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언어와 영상, 미디어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다. 그 덕분에 이런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문자의 시작으로부터 전개 과정을 담았다. 디지털 시대에 언어는 또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살펴본다. 인간의 다양한 욕구 중 하나는 소통 욕구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자 하는 열망은 문자를 남기게 되었고 인간은 그 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터넷과 SNS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소통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인류는 최근 몇 십 년 안에 지금까지 해온 소통을 합쳐도 비교가 안 될 만큼의 소통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몰아낼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비밀병기라고 할 수 있는 상징의 언어 시스템으로서 완전한 이중분절 시스템을 갖고 있었던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중분절이란 언어의 최소 단위인 유한한 음소를 결합해서 무한한 기호를 구성하는 것으로, 호모 사피엔스 성공의 가장 큰 일등 공신이 '언어'라는 것입니다."-80쪽, <언어 인간학> 중


저자는 인간과 언어, 그리고 문명 간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호모 그라피쿠스, 호모 스크립토르, 호모 로쿠엔스에 이어 호모 디지털리스로 인간의 언어를 정리했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며 인간 언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해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힌다. 


"인간의 언어는 자연에서 수백만 년 동안 진행된 진화의 창발적 산물임과 동시에 최초의 인간 사회와 문화에서 시작해 오늘날까지 축적된 인간 문화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자연과 문화를 아우르는 총체적 결과물이기에 그렇습니다."-54쪽


자연의 변화로 인한 인간의 이동 속에서 새로운 호모와의 만남과 치열한 생존 경쟁이 이루어졌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 그들의 생존 투쟁에서의 승리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 언어의 사용과 정교한 도구의 제작 때문이다. 인간의 창조 능력은 생존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다음 세대의 언어는 또 어떤 형태로 변화되고 발전될까. 지금의 언어와 문자는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쓰기는 인간의 도구 중 하나로 버틸 수 있을까?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그리고 생존 가능한 인간으로 남아지게 하는 것은 무엇일 될까. 디지털 시대, 지금의 문자는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다. 새로 태어나는 세대들은  또 자신들만의 언어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 책은 지난날의 인간 생존의 비밀을 알아보고 문자와 언어를 통해서 인간은 또 어떤 형태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지 아니면 위기는 또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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