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인데, 1도 모릅니다만
스티븐 더수자.다이애나 레너 지음, 김상겸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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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교육자로 활약하는 스티븐 더수자와 리더십 연구소의 소장으로 일하는 다이애나 레너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조직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팀 리더가 해야 할 일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소개한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순히 조직 생활을 위한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태도에 대해서도 텍스트를 적용해봐도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라!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써본다면, 나는 위의 제목으로 정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 본문 전체적으로 흐르는 주제는 유연한 사고를 위한 길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의심하고 배우라는 것이다.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한 연구결과를 인용, 취약성을 미지의 세계로 나가기 위한 용기의 원천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취약성을 하나의 약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지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힘과 용기의 원천으로 여겨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한 연구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취약성을 포용하는 용기를 보면, 우리 역시 용기를 얻게 되며 긍정적인 '눈덩이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72쪽 중.


삶은 때로 진지하게 그러나 깊지 않게 살 필요가 있다. 


삶은 유쾌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살아가야 한다. 제도와 규칙에 갇힌 사고는 유연성을 망친다. 몸이 탄력을 잃어버리면 다칠 수밖에 없다. 조직도 그렇다. 유연한 조직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닫힌 사고 폐쇄적인 조직은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없다. 호기심과 창조성이 없는 조직은 생각이 없는 조직이다. 생각이 없다는 것은 누군가의 지시 이전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팀장은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무엇이 조직을 위하는 길이며 팀을 위한 길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뒷걸음치는 조직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438쪽에 달하는 이 책의 본문에는 팀장이 되었지만 팀장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조직 운영 매뉴얼이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었다. 여러 장 중 3에서 아홉 번째,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부분은 내가 꼭 해보고 싶은, 갖고 싶은 리더십이다.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리더가 가져야 할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지식과 경험도 많아야 하겠지만 유머, 호기심과 창의성, 대담성, 유동성이 그것이다. 


"호기심은 우리 주위에 있는 세계를 새롭게 열어준다. 호기심은 우리가 '신선한 시각'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도와주며, 미지의 세계에서 일하고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367쪽 중


이 책의 목차는 매력적이다. 이 리스트만 갖고 있어도 팀 리더로서 조직을 책임지고 삶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멘토를 하나 끼고 사는 느낌을 받으니 말이다. 알고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하나하나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아는 것은 의심하고 새로운 일에 좀 더 호기심을 갖고 살아간다면 어떤 삶의 변화를 가져올지 생각해본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모르는 것도 괜히 자존심 때문에 모른다고 말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는 것,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정하는 것에 서툴지만 그래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국가의 리더는 더욱 그러한 면이 필요하다. 지식은 변하고 세계는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변화는 어둠 속에서 전개된다. 우리는 보이는 것, 비유적으로 말하면 밝은 곳에 있는 것들에 보다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지만 자연은 낮과 밤이라는 완벽한 균형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해야 비로소 배울 수 있다. '모르는 것'의 어둠은 빛의 새로운 발원지를 찾기 위한 자유와 공간을 창조한다."-166쪽 중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게 참 어렵다. 그 어려움이 우리 삶을 더욱 모호하고 어렵게 만든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우리를 활기차게 만든다. 건강하게 만든다. 내 것을 주장하고 내세우기보다는 듣고 기다려주는 대화 방식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창조의 시간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 


"어둠 속에 있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에 있다는 것이다."


리더는 알고 있는 것을 떠드는 게 아니라 듣는 것이다. 팀장의 일은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현실도 그런가. 


"리더십의 도전 과제는 의도적으로 지식의 환상을 버리고 전통적으로 책임자를 에워싸고 있는 통제력을 타파하는 것이다. 우리가 도전 과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방향을 제시하고 성급하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거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색다른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침묵을 지킴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참여하고 통제할 기회를 줄 수 있다."-228쪽 중


이렇듯 이 책 본문은 아는 것을 내세우고 자랑하는 일에 리더가 시간을 쓸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배우고 듣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말한다. 듣기 좋은가? 확신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는 것을 의심해야 한다. 의심은 새로운 창조의 기회를 던져줄 수 있다.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새로운 길은 열리지 않는다. 다만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벗기 위한 가장 쉬운 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거나 알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모르는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한쪽으로 제쳐놓자는 뜻이 아니다. '모르는 것'에 진입한다는 것은 우리가 기존의 지식에 제약을 받지 않는 공간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모르는 것'은 나아갈 길을 알 수 없거나 아직 해답이 없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상황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적극적인 과정이자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이다. -168쪽 중


또한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무능력이라는 말과 같다는 이유에서 비난받을 것을 먼저 두려워하지 말 일이다. 


사고방식의 변화는 새로운 일을 만든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없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해 볼일이다. 속도 경쟁과 시간 압박에 휘둘려 삶을 지키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모르는 것'은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게 만들며 다채로운 빛을 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328쪽


처음에는 책이 다소 두꺼워 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마주하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은 '모르는 것'에 대한 인정이 왜 어려우며,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말할 때 또 어떤 길이 열리는지 이야기해주어 지루하지 않게 독자들로 하여금 두 가지 길의 선택을 쉽게 할 수 있게 돕는다. 


오늘 우리 사회의 리더그룹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의 삶의 태도를 떠올려보자. 그들은 구성원들로부터 제대로 신뢰받고 있는가? 신뢰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있는가?  


모른다고 인정할 때 우리는 우리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든다. 안다고 확신하는 순간 더 처참한 결과를 만들어 놓았다는 사례를 들어보고,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뉴스를 통해 저자들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록한 이론과 현장을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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