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쿠데타 -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를 배신하는가?
엘리사 레위스 & 로맹 슬리틴 지음, 임상훈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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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싫지만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정치, 그러나 일부의 계층만 그 정치를 누린다. 왜 사람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정치를 외면하는 걸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하고 그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투표하지 않는 걸까. 


우리 사회는 어떤 길을 택할까. 


프랑스는 또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프랑스는 르펜과 마크롱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 시민들은 왜 이들을 선택한 것일까. 프랑스 사회는 어떤 변화를 선택할까. 국제 사회의 중심에 있는 프랑스 파리, 테러로 많은 희생을 치른 파리 시민들은 정치를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책은 프랑스 사회에서 기획자와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엘리사 레위스와 로맹 슬리틴이 공동으로 쓴 책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이 둘은 이 책에서 자신들이 2년여 동안 80여 명이 넘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정치를 위한 도구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잠자는 시민들을 일깨우기 위한 각국의 활동들을 소개한다. 


민주주의라고는 하지만 진짜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대로 살고 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 말로만 헌법 조항으로만 남아 있는 민주주의는 아닌지 묻는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도구들이 민주주의 정치 참여를 수월하게 한다.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정치는 좀 더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자금과 인원으로 하는 정치에서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점 더 많은 참여를 촉진시키고 잠재된 능력을 분출시킬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국가에서 일어난 정치 실험을 통해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의미 있는 독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편에서 세상을 보고 사회를 보지 못하고 정당의 이익과 사적인 명예 추구를 위한 정치가 계속된다면 우리에게는 희망도 미래도 없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시민들의 정치 혁명이다. 남들의 일이 아니라 그들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되어야 한다. 뭐가 바뀌겠냐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최근 정치적 흐름은 극우 정당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날까. 오스트리아 대선도 그랬고 프랑스 대선 또한 그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것들은 정치에 대한 혐오를 보여주는 징후라고 이야기한다.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민중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향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소수집단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과연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디지털 도구가 가져다주는 정치 혁명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형식의 구성과 사회 활동'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스페인의 포데모스, 아르헨티나의 데모크라시 OS 등과 같은 다양한 시민 참여 플랫폼을 소개한다. 


"에스토니아 정치 개혁 과정 특징을 보면 시민들의 독립적 활동은 보장하면서도 과정에 정치권의 개입을 인정해 주었다. 프로젝트의 지휘권은 여러 시민 단체가 가졌고 국회의 4개 정당과 정부 각료들은 진행 과정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에 제한적으로 참여했다."-120쪽 중


어떤가, 에스토니아의 정치?


시민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혁명을 기대한다. 정당 정치에 맡겨 두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제 다시 그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시민이 다시 찾아와야 한다.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이다. 


시민의 힘이 살아나야 한다. 폭넓게 행해지고 있는 서명활동을 비롯 데이터 공개와 시민 감시 활동 등 시민 권력을 되찾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간이다. 이 책이 그 길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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