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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입은 옷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참 인상적인 작가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책이나 그의 삶이 그렇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도 이렇게 깊이 있게 혹은 재미있게 그리고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까. 무심코 넘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말을 걸고 글을 썼다. 온전히 자신의 책이 내용으로서 독자의 선택을 받기를 희망하지만 표지로 인한 독자들의 선택도 무시 못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자신의 불만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도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입장도 살펴본다.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토대로 유니폼과 책 커버를 엮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단체복이라는 것, 유니폼이라는 것에 가려 어디에서도 표나고 싶지 않은 삶을 추구하고 싶었지만 그의 삶은 그러하지 못했다. 그러한 성장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표현한 글을 덮는 표지는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한다.
"완벽한 표지는 뭘까? 존재하지 않는다. 표지 대부분은 우리의 옷처럼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표지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날짜가 새겨지고 난 뒤 특정한 시간 동안에만 사랑을 받는다. 시간이 흐르면 옛날 번역을 다시 번역해야 하듯 표지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바꿀 필요가 있다. 책에 활력을 주기 위해, 책을 좀 더 현실감 나게 하기 위해 새 표지를 입어야 한다. 새로워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 것은 바로 원래 언어로 적혀진 오리지널 텍스트다."-79쪽.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오리지털 텍스트. 작가가 독자로부터 선택받고 싶은 것은 순순한 그 글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