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0
곤살로 모우레 지음, 알리시아 바렐라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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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림책 보는 재미가 좋다. 꽉 채워야 뭔가 한 것 같은 그런 일상에서 빈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빈 것에 대한 이유를 찾는다. 그렇게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만든다. 


그림책을 보면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생각, 이런 상상을 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오직 집중 아니면 그냥 자유로운 상상 시간이 만든 산물이 아니겠는가. 창작의 고통이 따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갇혀 있지 않은 사고가 창조의 원천이 아니겠는가. 


스페인 작가와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이 그림책. 뭔 책이 그림뿐이야 그랬다. 내용도 없고 뭐냐.  


아니, 이게 뭐지.  


마지막 그림을 넘기자 빽빽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일곱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림책을 넘기면서 달라진 장면이 뭐지, 어디지 하면서 봤다. 뭔 이야기를 하는 걸까. 그리고 한 편 한 편 읽으며 다시 처음부터 그림을 본다. 아, 하 그런 거구나. 그랬던 거구나. 나머지 장면들, 작가가 기록하지 않은 곳의 사람들은 또 뭘 하고 있는 거지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를 만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분수대에서 노는 아이들이나 노란 코트의 검은 우산을 든 아가씨는 무슨 생각으로 오후를 보내는 걸까. 


물고기가 헤엄치는 공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우리 삶의 소소함이 결국 우리 삶을 완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다만 북극곰에서 나온 이 책의 가격은 무려 22,000원. 두 어권 살 돈으로 한 권의 책을 사야 하지만 그 값 이상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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