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죄송한데요 쏜살 문고
이기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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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겸 직원으로 일하는 이기준 디자이너의 산문집. 


유쾌 발랄한 텍스트와 독특한 그래픽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의식주를 채우는데 있어 디자이너 인간으로서 클라이언트를 만나며 일어난 일상과 삶의 여백을 위한 휴식 중의 인간으로서 여가 생활에서 찾은 소소한 즐거움을 담았다. 


지루함이 없다. 텍스트가 짧다. 내용이 간결하다. 저자의 고도한 집착은 본받을 만하다. 그의 디자인 스킬이 어디에서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세련됨과 단단함을 추구하는 듯하면서도 간결한 선과 절제된 컬러(?)는 오래된 일력 달력의 느낌 같은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스타일 마음에 든다. 다 똑같이 갈 때 다른 길을 가는 것. 자신의 것을 표현하면서도 때로는 절반을 양보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삶을 주장한다. 


배려와 소심함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나도 공감한다. 내가 내 돈을 내고하면서도 때로는 상대를 생각하는 것, 배려인가 소심함인가. 


"배려와 소심함의 경계에 아슬아슬 선 성격은 작업을 할 때도 한계를 드러냅니다. 협력하는 데 애먹는 것이지요."-117쪽.


글렌 굴드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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