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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소원 ㅣ 사계절 그림책
김상근 글.그림 / 사계절 / 2017년 1월
평점 :
올겨울은 그리 눈이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
이전에는 참 눈이 많이 와서 푹푹 발이 빠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기후 온난화가 맞기는 맞나 보다. 눈은 계절의 한가운데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눈 하나로 사람들의 인연이 달라질 수 있다.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 순백의 세상은 사람의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느끼게 해주니 말이다.
책 표지부터 눈 길을 잡는다. 눈 세상이다. 그리고 둥그렇게 뭉친 눈덩이 하나와 빨간 털 모자를 쓴 두더지.
두더지가 무슨 소원을 갖고 있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른들은 친구를 사귀는데 가려 사귀어야 한다고 하지만 두더지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친구가 될까 싶은 것도 두더지에게는 친구가 되니 말이다. 말할 수 없는 대상과 말을 하고 같이 걸을 수 없는 것과 같이 걷는다.
눈덩이와 두더지는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을까.
버스는 두더지와 눈덩이를 태워주지 않는다. 그래서 두더지는 변신을 시킨다. 외롭고 쓸쓸한 친구의 곁에 남아주고 싶은 두더지. 두더지는 마지막까지 친구의 손을 놓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꽁꽁 어는 순간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