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힘들었겠다 - 외롭고 지친 부부를 위한 감정 사용설명서
박성덕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방영 중인 TV 주말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신혼부부 역할을 하는 두 연기자들의 모습은 오늘 부부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둘이 좋아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나서 부딪히는 수많은 일들, 부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들을 이 부부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삶이 전쟁이다.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집안의 문제이다. 부부가 중심이 되어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사돈 간 싸움으로 두 집안싸움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책 62쪽에 나오는 문장은 그래서 더욱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부의 관계가 좋을 때 부모와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고 자녀 양육도 더 건강하게 잘할 수 있다. 우선순위의 관계가 회복되면 후순위의 관계를 보살피기는 수월하다. 아내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 보고 절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다. 남편이 좋으면 시댁 방문도 덜 힘들다. "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뤘지만 이혼을 한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데 왜 이혼을 하는 걸까. 보이지 않았던, 감추고 있었던 것들이 그제야 하나둘씩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런 것이 없다면, 그런 것들을 미리 알아낼 수 있다면 어떨까. 


결혼한 부부들이 건강한 가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없다면 더 이상 원만한 가정을 이끌 수 없다.


박성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천여 건이 넘는 상담을 통해 오늘 부부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 그 문제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제시한다. 연구와 상담 데이터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보여준다. 부부가 살아나야 가정이 산다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삶의 방향을 잡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이야기만 하기 바쁜 세상이다.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아내의 이야기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들어보자. 그리고 표현해야 한다. 무관심은 가정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제대로 표현하고 제대로 받아들이자. 상호적이어야 한다. 일방적인 통행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아프다고 외치는 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말한다. 들어주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우선 되어야 한다. 그래야 부부가 산다. 그러면 가정이 살 수 있다. 


"부부간의 정서적 소통은 다가가서 말도 꺼내지 못 했던 어려운 문제들을 드러나게 해주고 부부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이 사람과 평생 함께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준다. 부부가 서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문제를 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부부의 정서적 불통이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남편도 아내도 억울함과 분노에 갇힌 채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무한 반복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이 무한 반복의 고리를 끊는 열쇠가 바로 정서적 유대감이다. 정서적 유대감은 삶을 풍성하게 만들고 인생을 향기롭게 한다." 


86쪽, <당신, 힘들었겠다-외롭고 지친 부부를 위한 감정 사용설명서> 중


모두 여섯 개 파트로 나눠 소개하는 건강한 가정, 건강한 부부생활은 유익하다. 내가 더 손해 보고 내가 더 아프다고 생각하는 게 부부싸움의 시작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상대가 더 아프고 더 힘들다고 인정하고 공감하는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질 때 가정이 살 수 있다. 저자는 서운한 마음만 알아줘도 부부는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서 배우자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나와 배우자에 대해 모르고는 좋은 배우자가 될 수 없고 부부 관계도 건강하게 꾸릴 수 없다. "-37쪽 중


부정적인 감정부터 제거하라


인정하고, 공감하는 생활을 통해서 부부간 정서적 소통을 하라는 말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감정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나의 감정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설날 연휴가 끝나면 이혼하는 가정이 는다는 기사가 매년 이어 나왔는데 이 번 설에는 그런 기사를 못 봤다. 명절을 쇠는 가정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명절증후군으로 힘든 아내를 구해내는 것은 바로 남편의 협조와 감사의 표현이 아닌가. 분담을 하는 형태로 가거나 일을 줄이기도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품어줄 수 있는 마음을 더 키워나가야 할 일이다. 


가정이 살아야 사회가 또한 건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세밀하게 파고들면 아픈 사연 하나 없는 부부가 있는가. 부부간 소통으로 힘들어가는 남편 그리고 아내를 위해 권한다. 새로운 새해를 시작하며 달라진 가정을 만드는 것, 남편과 아내의 공동의 몫이다. 두 사람이 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제거하는 일이 우선이다. 


"부부 사이가 긍정적으로 변하려면 먼저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져야 한다. 부부 관계가 안전하게 느껴져야 새로운 생각도, 새로운 시각도 수용이 가능하다."-291쪽 중


정서 중심적 부부치료를 최초로 도입 시행 중인 저자는 "부부는 감정 공동체이기 때문에 감정만 이해해도 부부 관계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각을 위해 좋지 않은 감정들을 하나하나씩 내보내자. 마음속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들을 통해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알고 지내는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부부가 서로 화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의 거울이 자녀다. 보고 배우는 것이 엄마 아빠의 말과 행동이다. 좋은 것들을 배우고 따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부부의 삶이다. 


"가정이 행복해야 합니다. 가정에 빛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부부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도 그렇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