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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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끔 이음책방에 들른다. 


대형서점이 주지 못하는 여유로움이 있다. 주인장님의 마음은 사실 북적대고 사람들이 오고 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조용히 짧게 흝어볼 수 있어 좋다. 펼쳐진 그림책들을 보며 그림 감상도 하고 때로는 가볍게 그림책 한 권을 보고는 가지런한 마음을 챙겨보고 돌아 나오기도 한다. 


이번에 봤던 것 중 한 권은 '나는 지하철입니다'이다. 늘 마주하는 일상이다. 각자의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다리는 지하철 안과 밖의 풍경을 잘 담았다. 그 속에서 내 모습도 발견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 삶의 동지들이고 동료들이 아닌가.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 책 한 권을 들고 서지만 그 의지는 바로 꺾인다. 이내 지하철 안 사람들의 똑같은 풍경을 벗어날 수 없다. 나의 의지를 타인을 핑계로 하여 벗어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삶을 안고 오늘도 지하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매일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는 나에게 와 닿은 그림. 앞으로, 우리 삶의 풍경을 담은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우리 삶을 향해 던지는 질문들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김효은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좋은 작업들 많이 하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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