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본문도 본문이지만 거침없는 이미지 컷들도 인상적이다. '그림왕 양치기'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양경수님의 그림들이다.


일본의 직장 풍경을 담은 '사축'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책에서는 회사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회사원을 일컫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누구보다 무엇보다 나 자신의 가치를 생각해야 하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취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렵게 들어간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시키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가슴속에 품은 사표를 용기 있게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치를 좀 더 귀하게 여기라고 일러준다. 이 책의 저자 히노 에이타로는 블로그를 통해서 노동현실을 고발하는 블로그를 운영해왔다. 그가 쓴 글을 모아 책이 나왔고 국내에서도 2016년 5월 1쇄 발간 후 6월로 바로 4쇄를 찍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도 낯설면서도 웃긴다. 뭐랄까.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요구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을 다시 글로 접하니 말이다. 야근수당도 없는 야근이 당연시되어 버린 지금, 이상한 행동이나 발언이 오히려 회사를 해롭게 하는 것이라 눈치를 받는 일이 되어버린 사무실 풍경 말이다.  

 

'경영자 마인드'로 일해봤자 

좋은 건 사장 뿐이다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 등 회사생활을 하며 정작 알아야 할 것들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회사, 경영자 마인드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하지 않는 회사를 고발한다. 일본의 직장 문화라는 것이 우리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지금의 국내 기업문화라는 것이 아마도 일본식의 기업문화가 정착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직장생활에서 오는 어려움, 정시 퇴근에 대한 불편한 눈초리, 남은 연차휴가 등의 정기적인 소진에 대한 눈치, 야근에 따른 야근수당 요구 불응 등을 보람이라는 이름으로 덮으려는 음모를 거부한다.


결국 중요한 사실은 '남들과 똑같이'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게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가치관을 좀 더 소중히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충 '남들에게 맞추는'일에만 에너지를 쓰면서 내키지 않는 인생을 살다가 끝나게 된다.-165쪽,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중


힘들지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이상 미래도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삶의 좋은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고 삶의 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좋은 쪽으로 돌려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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