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여행하는 법 -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 / 유유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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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3년도에 태어난 그자비에 드 메스트로가 쓴 책으로 저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벌, 가택연금 42일간의 시간을 42개의 주제로 자신의 집 구석구석 탐험을 했다. 자신의 일을 돕는 하인과 애견에 대한 감상과 관계를 간결하고도 감성적으로 기록했다. 자신의 본능을 숨긴 없이 드러내기도 하고 때로 후회도 하면서 감금의 시간을 이겨냈다. 

"정해진 길을 고집하지 않고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듯 자신의 상념을 좇는 것보다 더 매혹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내 방 여행을 하면서 곧바로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22쪽 중

돈 안 들이고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 내 방 탐험이 아닌가. 그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왜 두드러지나 싶었는데 그 또한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대한 관심이 컸었다는 점은 역자 후기를 통해서 새삼 알 수 있었다. 

연금의 시작과 연금의 끝, 42일간의 여행을 하는 동안,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감성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가 기록한 탐험지 중 동물성 부분은 인상적인 대목이다. 사람이 갖고 있는 성질 중 동물적인 성질을 말하는 것일 텐데 나는 얼마나 그러한 성질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화를 내고 분노하는 내 모습 속에서 말이다. 

조아네티에 대한 일로 화를 냈다가 이내 눈물을 흘린 내용을 기록한 '눈물'도 좋다. 

"조아네티는 참으로 성실한 사람이며 나와 같은 여행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사람이다. 그는 내 영혼의 잦은 출타에도 익숙하고 타자가 부리는 변덕을 비웃지도 않는다. 타자가 홀로 있을 때는 그가 가야 할 길로 인도하므로 나의 타자는 두 영혼의 보살핌을 받는 셈이다."-59쪽 중

자신의 삶의 공간과 정신적 공간을 돌아다니며 남긴 짧은 글이지만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추억으로 떠난 여행도 좋다. 나 또한 추억이라는 것이 그렇다는 것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삶을 즐길 줄 아는 이를 위해 자연이 마련해 준 그 기쁨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또한 얼마나 다채로운가! 어느 누가 연령도 개성도 각기 다른 세상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기쁨을 마련해 줄 수 있겠는가! 아련하기만 한 유년의 즐거움을 떠올리면 아직도 뭉클하다"-165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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