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 못한 순간에 관하여 - 글로 쓴 사진 이야기
윌 스티어시 엮음, 최민정 옮김 / 현실문화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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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 독특하다.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 못 찍은 사진이란다. 그것도 찍어야 할 순간에 카메라를 내려놓거나 혹은 꺼내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가들에게 한 컬럼씩 받은 것이다. 사연들이 정말 가지가지이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 달리 찍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 드러내놓을 수 없는 사진이 된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 하루에도 수 만가지 사건 사고들이 터진다. 그것들을 우리는 영상과 사진을 통해서 접한다. 정말 끔찍한 장면도 많다. 다만 보도 원칙에 따라서 모자이크 처리되고 있어 다행일 수 있다. 911테러 현장 주변에서 빠져 나오는 한 남자를 찍지 못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또 이별의 순간은 어떨까?


찍힌 사진 보다는 찍지 못한, 찍히지 못한 사진이 더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 삶을 흔든다면...


"사실 나는 낯선 이의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가는 행위가 두렵다. 그렇지만 나는 결국 늘 그 일을 하게 된다. 과정에서 긴장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나는 섬세한 감정적 교류의 느슨한 관계, 예측 불가능한 결과에 매력을 느낀다."-92페이지 중


참 사람 만큼 다양한 포토 스토리가 가득하다. 왜 그 장면에서 찍지 못했을까, 찍지 못한 유혹을 느꼈을텐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레 사진마을을 곽윤섭 기자는 자신의 책에서, 그러한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람의 생명의 경각에 달려 있는 순간에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퓰리처상 수상자였던 케빈 카터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다. 


"나는 품에서 4x5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촬영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카메라를 내려놓았다."-132페이지 중


역설적으로 찍힌 사진보다 찍지 못한 사진이 더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윤리적이든 혹은 제대로 그럴 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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