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2월 12일 - 베트남 퐁니·퐁넛 학살 그리고 세계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68년 2월 12일, 그날 하루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과 한국, 그리고 세계의 소용돌이를 다시 살려 낸 작품. 의문의 현장을 다시 찾고 그날의 사람들을 찾고 주검으로 발견된 사람들의 사진과 그 가족들의 증언을 찾아 떠난 기자가 써낸 책. 기자의 역할과 그 한 사람의 질문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 책. 미래를 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과 잘한 것들을 구분하고 잘못한 것들은 다시 돌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잘 못되었는가를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검증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고경태는 그 일을 이 책을 통해서 시작했다. 


"퐁니와 퐁넛은 바람을 함께 맞는 형제 마을이었다. '퐁Phong'은 한자어 '풍'에서 유래한 말이었다. '넛'은 첫째, '니'는 둘째를 뜻했다. 풍넛은 첫 번째 바람이고, 퐁니는 두 번째 바람이었다."-63페이지.


남베트남과 베트콩, 낮과 밤의 주인이 다른 곳, 긴장과 평화가 교차했던 곳, 베트남 퐁니 퐁넛 마을의 그날, 지역적이고 세부적인 것을 세계사적 흐름과 연결하고 그 시대의 인물들을 통해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영향을 미쳤는가를 종합적으로 파악해보는 기자의 시각이 인상적이다.


그날의 상처가 아물 수는 없지만 상한 영혼들과 마음 다친 영혼들을 달래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길이 열릴 수 있길 바란다. 


묻혀버릴 뻔한, 혹은 묻혀 있는 역사 속에서 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준 책. 사람들의 기억이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러한 가운데 여러 시각들을 소화하고 담아내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진실이 무엇인가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일본의 사과를 원하고 있듯, 베트남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이 아픔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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