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 자기 복제와 포털 중독 언론에 미래는 있는가
이정환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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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널리즘의 미래, 저널리즘의 본질 회복이 답이다.


좋은 기사는 읽게 마련이다. 콘텐츠가 사람을 이끌고 독자를 만든다. '받아쓰기형' 기자를 '기레기'로 부르는 동안 기자와 기사, 신문에 대한 권위는 바닥을 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문이 제대로 읽히겠는가. 


신문읽는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는다는 통계자료를 내면서까지 신문 구독을 강조하는 신문사.


신문사의 경영은 광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기업의 광고를 받아 운영을 하기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기사를 싣는 신문사는 해당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받아 실을 수 없다.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야 하고, 좋지 않은 기사는 실을 수 없다고 미리 윗선에서 차단을 한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에는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이미지 광고가 실렸다. 한겨레신문사에서는 이를 닫고 내부적으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광고는 광고이고 기사는 기사라는 건가?


다음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사이트의 성장으로 뉴스 사이트는 거의 힘을 못 폈다. 모바일 첫 화면으로 어떤 사이트가 뜨는 가로 봤을 때 뉴스 사이트를 첫 화면으로 가지 않는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신문사는 어뷰징 기사를 쏟아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종이 있어도 존중하지 않는다. '무슨 상관이냐'라는 식이다. 기자들 간 경쟁은 기자정신 마저 팽겨쳐 버리게 만든다. 무엇보다 트래픽 싸움이다. 검색 노출이 제1 일이다. 


새로운 형식의 뉴스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잠깐의 트렌드로 반짝 선보였던 것일까. 

신문사 내부는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려고 할까. 


유료 서비스를 통해서 고품질 기사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 외국 신문사의 사이트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들을 선보이지만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인가? 아님 돈을 내고 볼 만한 콘텐츠가 아니라고 독자들은 판단한 것일까. 


이 책은 미디어 분석, 비평 전문기자들이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진단함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저널리즘의 기본을 다질 수 있는지 알아본다. 결국 '콘텐츠가 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을 어떻게 꾸며 보여줄 것인가 하는 2차적인 문제가 또 관건이기는 하다. 


독자들이 떠나는 이유를 포털 사이트로 돌리고 있지만 결국 신문사 경영과 기자들의 취재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취재원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지 않고서는 신문 부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홈페이지나 모바일 서비스 도달율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문사 운명의 주도권은 누가 쥐고 있는걸까. 기자, 신문사? 아니면 독자? 


신문사가 언론을 주도하던 때는 이미 아니다. '어젠다 세팅'이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주제를 잡아 그것에 대하여 집중 취재를 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도록 한다. 이 기능이 올바르게 사용된다면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신문사 홍보와 브랜드 노출에도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면 '건강한 생명력'을 지니기는 어렵다. 


기자는 소비자, 독자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동종 업계에서 활동 중인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모은 언론에 대한 생각과 방향을 담았다. 오늘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기초가 되어줄 것이다. 종이 신문의 쇠퇴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 퍼스트의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를 얼마 전에 만났었다. 기자가 퇴사를 하면 충원을 하지 않는 구조라고 한다. 그렇기에 점점 기자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경제적 위기는 비단 기업의 일만이 아니다. 기자들이 있어야, 다양한 취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대 충원이 되지 않는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을 수 없어 보인다. 


신문을 읽도록 신문의 필요성과 신문 구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박스 기사로 소개하면서 젊은층을 위한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또한 안팎으로 신문의 긍정적 역할을 요청하는 바, 기자들의 취재 열정과 신문사 데스크들의 취재 보도의 새로운 흐름을 잡기 위한 노력, 트렌드에 맞는 경영자의 태도 변화를 요청한다. 1인 미디어와 대안 언론들에 대한 정보도 빠지지 않았다. 


책 속에서는 '에버그린 콘텐츠'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언론사가 구축한 텍스트를 콘텍스트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휘발성 기사를 새롭게 모아 제공하는 것이다.


"에버그린 콘텐츠의 핵심은 맥락 저널리즘, 다른 말로 구조화된 저널리즘"


"에버그린 콘텐츠는 기존의 취재 문법과 다르다. 보도 자료와 스트레이트 기사 형식으로 당일 이슈를 쫓아가고, 전문가와 관련자의 코멘트를 받는 기존 문법과 달리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기사 형식도 자유롭다. 에버그린 콘텐츠의 핵심은 맥락 저널리즘, 다른 말로 구조화된 저널리즘이다. 구조화된 저널리즘은 개별 뉴스 정보가 생성될 때 태그를 추가해 저장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165쪽


이 책 후반부에서는 신문사 내부의 인력 구성을 비롯 권력과의 고리 등 기자들의 일을 방해하는 혹은 오보와 받아쓰기 형태의 기사 작성 등 스스로가 자멸해나가는 모습들을 찾아보고 바른 저널리즘으로서, 독자가 기대하는 저널리즘으로의 길을 걷는 것이 그 답이 될 수 있음을 모색한다. 


90년대 후반 언론의 힘이 막강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물론 언론의 힘이 결코 약하지는 않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의 포문이 열리면서 신문사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점의 기회를 잃었다. 다시 찾으려 애를 쓰지만 쉽지 않은 상황, 포털에 그 원인을 돌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빠를 것이라고 본다. 


기자라는 직업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명예를 갖고 갈 수 있는 일이다. 좀 더 기자 정신에서 기사를 써나갈 수 잇는 기자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내부적인 변화와 경쟁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자 스스로가 좀 더 깨어 있는 노력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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