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서 소중한 것 - 세상의 중심에서 흔들리는 청춘을 위한 인격론 강의
와타나베 가즈코 지음, 최지운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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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임에 나가게 되면 유독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 사느냐, 가족은, 뭘 하냐, 뭘 좋아하느냐에서부터 시시콜콜 다 알아가려는, 흥신소에서 일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부담스럽다.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다. 아니면 다른 빈자리로 자리를 옮기거나. 


얼마 전에 동생의 지인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분이 이 전의 나의 광고주와 관련한 곳에서 일하는 분이라서 기억을 더듬어 누구를 아느냐, 언제부터 있었냐라고 물었다. 보니 그분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다. 거기까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있고 밝히고 싶지 않은 게 있다. 내가 거북스러우면 상대도 거북스럽다. 내가 필요해서 정보를 더 알고, 그 사람과 가깝게 다가가기 이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언제 봤는데 그런 것까지 묻느냐고 느낄 수 있다. 


돌아보면,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몰라도 사람이 풍기는 인상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된 사람은 그 사람의 말을 통해서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을 통해서 상대를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이 큰 사람이다. 


"상대를 전부 다 알면 낡아집니다. 항상 신선하고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그 사람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 몰랐네', '20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이런 면이 있었구나', '내가 키운 아이가 이런 말을 하게 됐네'같은 발견에 부모로서의 감동이나 부부로서의 신선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의 세계를 무작정 다 알려고 하지 마세요.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일일이 파고들고 샅샅이 뒤져서 상대방을 알고 나면 더 이상 새로움도 없고 질려버립니다."


-165페이, '사람으로서 소중한 것(와타나베 가즈코, 21세기북스)' 중에서

오래 알고 싶고, 오랜 인연을 갖고 싶으면 그런 신선함을 갖기 위한, 천천히 걷는 기분으로 사람을 대하자.


우리는 지식을 쌓는데 충실하지만 삶의 지혜를 쌓으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사람의 지혜는 사람을 대하는데서 발휘된다. 그 중 제일이 바로 사람의 인격이다.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가에 따라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좋은 기운으로 만들어진 자리를 보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를 살펴보면 그러한 에너지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읽은 사람으로서 소중한 것은 바로 그러한 '사람의 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강의 형식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사람의 인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진 강의이기에 다루는 범위의 내용과 대상이 학생들 대상이다.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생활 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무살, 서른 살 이전의 청춘들에게 권할 만한 내용이다. 다 배웠다고,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할 만한 내용이라고 무시할 것이 없다. 


어디서 누가 제대로 가르쳐준 것도 없고, 우리 스스로 배우려 애쓰지 않는 것이 인격이다. 그러나, 각박한 경쟁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숨쉬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각자의 인격을 수양하고 마음의 성장을 이루는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 와타나베 가즈코는 그 점을 강조한다. 사람은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일에 더욱 정진해야 한다. 사랑과 자유 만한 것이 또 있을까.


본문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생각하는 교육에 대한 것이다. 단순히 지식함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찰나적인 선이 아니라 인격적인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교육이란 결국 자제력을 갖추도록 하는 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렇게 인격 성장을 위한 단계를 살펴보고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바탕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보다 사랑과 자유의 가치를 이루는 데 충실할 수 있는지를 설득해 나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한 내가 될 때 상대를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다. 늘상 마주하는 일상도 자세히 들여다 볼 일이다.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에 집중해보자.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착해지는 것 같다. 저자가 전하는 생각을 읽다보면 흔들리는 청춘에서 중심을 찾아 나를 바로 알아가는 여행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 삶에서 새로운 감동을 찾아 즐겨보자.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감동을 느껴주세요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보세요. ‘이 대학에 그런 것은 없어요늘 봐오던 것뿐이에요낡은 것뿐이에요하고 말하지 마세요새로운 것을 봐야만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이 되어주세요유치원생이 저쪽에서 열심히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감동할 거리를 찾아보세요그런 사람이 되면 마음에 그다지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까 새로운 것귀한 것비싼 것누구나 좋아할 만한 것에서 감동을 찾지 말고 모두가 놓쳐 버릴 것 같은 데서 감동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201페이지사람으로서 소중한 (21세기북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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