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이성복 시론집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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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이성복 시인의 책 3권 중 한 권인 '불화하는 말들'은 강연회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시의 형식을 빌어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어떤 강연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정리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몇 번을 읽고 또 읽는다면 그만큼 더 글을 쓰는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어떤 형식의 글을 쓰는 것인가 하는 점도 있지만, 본질은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엇을 쓰든 말이다. 이 책은 시가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한 원칙들은 있어야 하기에 그 부분을 강조하고 그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시, 그리고 시를 쓰는 사람은


한 발 더 밀어내야 하고, 

하루라도 거르지 말고 써야 하며,

무언가 묻어나게 해야 하고,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삐딱하게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고

남 얘기하듯하지 말고 무조건 달라붙어야 한다.

말의 각을 또한 세워야 하고,

멀리 갔다가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


말이 또한 장난치게 해야 한다.

글 안에는 또한 우연과 돌발변수를 넣어두어라.


매 쪽마다 이렇게 시를 쓰는 사람의 길을 제시하고 알려준다. 


시가 쉽기도 하지만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원칙을 갖고 가지 않는다면 그건 인생이 담긴 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어의 빛깔도 알아야 하고.... 갈고닦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쓰고 또 쓰라고 하는가 보다.


시인은 시를 쓸 때 대상을 묘사하고 설명하려고 하지 말라고 한다. 예상하고 행동하고 점칠 수 있게 해서는 안된다. 내가 아픈 만큼 시가 더 성장하고 잘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적인 것'이 숨어 있는 구멍을 잘 찾아야 해요. 귓구멍으로 백날 냄새 맡아봐도 맡아지지 않아요. 한 행에서 다음 행으로 넘어갈 때도, 반드시 시의 구멍을 통과해야 해요.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의 구멍 앞에 서 있어야 해요. 번번이 힘들 거예요. 그렇지만 귀한 건 다 어렵게 얻어져요."-121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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