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의 시 - 2014-2015 이성복 시론집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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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제각각의 것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작가는 글을 통해서 자신을 토해낸다. 그렇게 글로 세상을 향해 자신을 던지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보고, 나를 보고, 상대를 봐야 할까. 문장 하나하나가 새겨 둘 말이다. 


시인의 시 쓰기 방법론 같은 듯하지만 삶의 방향 또한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빠지지 않는다. 비틀고 쪼개고,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고서 무엇을 표현하고 글을 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의심하도록 놔두고 궁금하도록 놔두어야 할 것들을 다 말해버리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시는 그런 것이 아니란다. 


그러면 시는 무엇인가? 이성복 시인은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시가 되고, 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말이다. 나를 태우지 않고서는 시가 될 수 없다. 


시는 자기를 불리하게 만드는 거예요. 꼭 불리하게 만든다기보다, 억지로라도 대상 편에 한번 서보려는 것이지요. 비유하자면 갓난아이가 눈을 떠보려고 애쓰다가, 잘 안되어 도로 감는 것,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진실이 무덤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 하잖아요. 시를 쓰는 건 우리에게 불리한 진실과 맞딱뜨리는 거예요. 그게 올바름이고, 그게 아름다움을 낳는 거예요.  -102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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