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장님의 글쓰기 -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자극받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더 끌어올려 준다.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사람을 우리는 존경한다. 글도 다르지 않다. 자신의 생각과 글이 다르지 않은 사람 말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하고 모방도 해야 한다. 첫 문장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뭉그적 거리기보다는 거침없이 생각들을 일단 쓰고 보라는 조언 참 좋다. 회사 내 상사들은 모두 회장님이라 생각하고 그들이 원하는, 그들이 찾는 문장을, 그들을 설득하고 이길 수 있는 글쓰기를 하기 위한 전략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물건을 팔거나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되어 좋다. 마케팅 글쓰기는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 말 저 말 늘어지지 않고 명료해서 좋다. 세 보지는 않았는데 1장부터 4장까지 이르는 동안 90가지의 계책이 들어 있었나 보다.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이라는 부제가 그러한 것을 보니 그렇다.
누구의 마음인들 잡고 싶지 않은가. 잘 보여야 할 사람들이 한 둘인가. 갑의 인생을 꿈꾸지만 여전히 을인 인생. 그래도 글쓰기는 내 세상이 아닌가. 내가 그것마저도 내 마음껏 하지 못하면 더 답답할 노릇일 것이다.
그래도 조심하는 것은 이메일이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글로 잘 정리, 전달해야 하지 않은가. 어 다르고 아 다르다고 하니 말이다.
마케팅, 보고서, 기획서 등 분야별로 직장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글쓰기에 관한 노하우를 전한다. 읽고 다시 읽고 쓰고 하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니 그런 힘의 동력을 갖추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회장님의 글쓰기를 읽으며 얼마나 내 몸 안에 그것들이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4장에 수록된 '강 상무'의 글쓰기에서는 기본을 묻는다. 핵심 메시지가 없는 글에 무슨 힘이 실리고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겠는가.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지만 문장을 이끌어가는 힘이 내게는 좀 부족한 것 같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라고 하는데 한 가지 주제를 끌어가며 다른 요소들을 그 안에 잘 비며 녹여들어가게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내 느낀 바 그렇다.
"글을 쓰면 생각이 만들어지고 정리된다."라고 하는데, 나도 그렇다.
더 쓰자.
"글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그런 글은 독자를 불안하게 한다. 자신 있게 써서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게 독자에 대한 배려다. 자기가 많이 안다는 것을 글에 드러내면서 우쭐해하는 것도 배려가 아니다. 알기 쉽게 써서 그것을 단번에 이해한 독자가 우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황하게 써서 독자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역시 배려가 아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써서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배려다. 온갖 수식어와 수사법을 동원해서 독자에게 감동을 주려는 시도는 배려가 아니다. 느끼함으로 고문하는 일이다. 담당하고 소박하되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글쓴이가 감춰놓은 의도를 알아채는 기쁨을 주는 것이 독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본문 310페이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