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15,000km, 두 바퀴의 기적 - 베를린-서울, 100일간의 자전거 평화대장정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원정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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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출발 100일간 15,000km를 달려 서울로 오기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분단의 아픔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구촌 가족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런 곳이 자본의 흐름과 개방을 통해 하나둘씩 국가 간 고삐가 풀리면서 세상은 한 길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길을 통해 우리가 이루어야 할 통일의 필요성을 간절히 표현한다. 


'통일이 미래다'라는 기치 아래 뭉친 원정단의 원정기를 통해서 각 나라가 안고 있는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유산들을 살펴보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번 유라시아 자전거 원정을 통해서 국가의 국력이 절실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진실한 마음이면 어떠한 장벽도 서서히 허물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가보지 않은, 닥쳐보지 못한 현실에 맞서 무서움과 두려움을 떨치고 자전거 두 바퀴를 무사히 굴린 원정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독일에서 출발, 폴란드와 발트 3국을 거치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넘고 몽골과 중국을 넘어 한국으로 오는 일정 내내 마음을 놓지 못 했을 원정대의 정신적 피로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원정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는 강한 팀워크가 이들을 이끌었음을 각자가 쓴 문장 속에서 느낀다. 


1, 2차 세계대전을 비롯 국가 간 곳곳의 상처들이 남아 있는 곳들을 통과하면서 이들 원정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들이 끊임없이 도전한 자전거 원정길을 통해 우리나라의 통일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를 가슴속 깊이 느끼고 돌아왔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한다. 


2014년 8월 13일을 시작으로 삶과 죽음이 교차했던 역사적 현장을 지나면서 마주하는 지구촌 사람들의 정을 느끼며 하루의 고단함을 이기고 자전거 바퀴를 계속 굴릴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전쟁의 상처로 남아 있는 지역을 통과하면서 기록한 곳곳의 일정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동안 전쟁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노력들을 통해서 서로 화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폴란드와 독일은 지금 어떠한 관계로 지내고 있는 건가.


위기 때마다 지혜롭게 원정 일정을 해결해나간 이들의 모습에서 원정 성공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접할 수 있었다. 곳곳을 통과하며 기록한 사진들은 원정길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어떠한 제재 없이 국가 간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이들이 그 길을 열었으니 좀 더 수월해지지는 않았을까. 아직 갈 길이 멀겠지만 말이다.


"도시의 상징인 네프스키 프로스펙트(대로)를 접어들자 감회가 남달랐다. 대원들 일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러시아 경찰이 속도를 내자 라이딩 팀은 바짝 따라붙으며 네프스키 프로스펙트를 가로지르면서 숙소인 노보텔까지 질주했다. 역사적인 라이딩을 한 것이다. 시내 라이딩은 고속도라 일반 도로 라이딩과 달리 아슬아슬한 과정이 워낙 많아 원정단은 사분 오열되다시피 했다. 취재 차량과 지원 차량 6대가 라이딩 팀을 놓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작 진입하는 순간 사진기자, 다큐멘터리 팀 모두 이 장면을 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147페이지


이렇듯 예기지 못한 상황들도 벌어지고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이들은 서울에 무사히 골인했다. 그들이 유라시아 원정길에 남긴 발자취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맞이할 우리의 통일을 위한 힘찬 전진으로 기록될 것이다. 


원정대가 말했듯이 아직 끝나지 않은 원정, 이들의 또 다른 도전을 기대해본다. 


책 속 곳곳에는 원정길에서 만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양념처럼 뿌려져 있다. 그 어떤 곳에도 남겨지지 않은 새로운 정보들도 책 뒤편에 잘 정리되어 있어 다른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좋은 지침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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