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자의 토요일 디자이너의 일요일 -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주말나기
디자인소호 임직원 일동 지음 / 디자인소호 / 2015년 5월
평점 :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뭔가.
기획이 먼저인가, 디자인이 먼저인가?
카피가 먼저 나와야 디자인이 되나, 디자인이 먼저 나와야 카피를 쓸 수 있는 건가.
디자인, 디자이너.
기획, 기획자.
두 집단이 한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복 받은 일이다. 좋은 생각, 좋은 기획이 디자인과 만나서 소비자를 만나고 기업의 은행잔고를 채워주면 그 돈으로 직원들 월급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이룬다. 적절하게 잘 돌아가준다면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고양이와 개, 둘이 서로 친한가. 하나는 들어가려고 하고, 하나는 못 들어오게 하고. 사람의 손을 탄 고양이나 개가 서로 한 집에서 살아가는 일이 쉬운가, 그렇게 잘 기를 수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말이 샜다.
디자인을 먼저 해오라고 하면, 기획안 부터 먼저 가져오라고 하는 고참 디자이너가 있다. 신참 디자이너나 경력이 짧으면 고참 기획자가 먼저 안을 잡아보라고 그림좀 그려보라고 하면 군말 없이 그림을 그려나간다. 고난의 밤은 시작되고 약속을 잡을 수 없는 밤이 시작된다.
사람들의 눈길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전쟁은 디자인에서 시작한다. 디자인싸움이 곧 시장 싸움이고 기업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 일을 맡은 디자인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이 틈바구니속에서 합심해야 할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그리 친하고 친절하게 잘 지내지 못한다. 잘 지내는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본 일이 있는가.
생각의 부딪힘을 통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고 보면 마주할 때마다 싸우는 일도 나쁘지 않다.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부딪혀라, 길이 열릴 것이다. 내가 경험해 본 바 다르지 않다.
재미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깔려 있는 면면에서 기획자의 디자인의 시각의 차를 꺼내놓고, 각각이 어떤 모습으로 살며, 어떤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지, 속을 꺼내놓았다. 미처 못 꺼내놓은 것도 있으라. 그것만은 뭐...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다른 파트는 또 없을까. 직원과 사장의 주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돈 쓰는 부서와 돈 버는 부서 혹은 관리, 통제하는 부서 사이의 차는...
둥글게 둥글게 살자, 내 삶의 주장이다.
복닥복닥 사람 속에서 볶이다 보면
가끔은 사람을 떠나 자연에 기대고플 때가 있다.
티 나지 않게 천천히 제 속도로 자라는 자연 앞에서
티 나게 힘들어하고, 숨 가빠하던 호흡을 고르면
잊고 지내던 사소한 많은 것들의 소중함을 개닫는다.
어떠한 목적이다 연출이 필요 없는 순간
그대로의 자연을 담는다.
-82페이지
대한민국의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상대가 나를 괴롭히거나 이상한 행동르 마구마구 뿜어내고 있다면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이 책이 아마도 그렇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