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드라마나 연예 프로그램을 보면 '가면'이 대세다.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상대를 탐색한다. 남들의 눈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고 상대를 또한 훔쳐본다. 가끔은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심리가 있다. 얼굴을 가렸을 때 사람들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다. 


세상 수많은 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교통카드는 내가 어디를 다녔는지 알아낼 수 있다. 숨을 수 없다. 나를 가리고 싶지만 가릴 수 없다. 숨기고 싶고 나만 알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 가족,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 동료들과는 어떤 삶의 태도를 지녀야 할까. 드러내 보여주고 싶은 내가 있고 숨기고 싶은 것들이 있다. 어떤 것들을 숨기고, 왜 우리는 그것들을 숨기려고 할까. 그것은 과연 옳은 행위일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닐까. 


살아가며 갖고 있는 생각들,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궁금할 때가 많다. 내가 불편하거나 혹은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하고 말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되었을 때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까. 어느 것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때이다. 소통이 가장 절실한 때이다. 수많은 디지털 도구들이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지만 직접 대면하는 것 만한 일은 없다. 오히려 제대로 해석하지 못함으로 해서 오해를 낳고 분쟁을 일으키지 않는가. 


마주 보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 만한 소통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앞에 두고도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 소통은 의미가 없다. 


이 책은 진정한 삶의 소통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나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 살펴보는 문장들은 지친 하루의 삶에 위로를 준다. 작은 일로 다투고 서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동안 점점 더 문제의 골이 깊어진다. 


최근 우리 사회에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데이트 폭력이다. 왜 이런 일이 갑자기 화제가 되고 있는 걸까. 사실 이러한 일들은 그간에 없었던 것이 아니다. 말하지 않고 감추어 두었던 것들이다. 그것이 이제 밖으로 터진 것이다. 함께 좋아하고 함께 사랑하는 일인데 그 안에 왜 폭력이 들어가는 걸까.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것이다. 깊은 이해와 절제가 필요한 일이지만 제대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함으로 인해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왜 그런 걸까. 청소년 시절이나 가정에서 제대로 마음을 통제하는 능력을 배우지도 못 했다. 어린 시절의 환경이 청년의 삶을 좌우한다.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해야 할 때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함으로 인해 불편한 일을 만들 수밖에 없다. 


사랑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제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랑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는 상호 간의 소통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두 사람이 언어적으로든 비언어적으로든 서로 소통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상호 간의 소통은 자기 자신의 접촉이 원활하고,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와 경계를 존중할 때에만 성공적으로 이루어집니다." -278페이지, '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중에서


심리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베르델 바르데츠키가 쓴 '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는 자존감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서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존감이 약한 사람, 자기도취적 성향이 강한 성격의 사랑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어떻게 사랑을 제대로 풀어갈 수 있는가를 살펴본다. 


"무관심과 방어적인 태도도 사랑하는 관계를 무력화시킵니다. 자기도취자는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잘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시비를 가리거나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뒤로 물러서거나 회피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져버리니까요. 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를 몹시 수치스러워하지만 겉으로는 변명이나 책임전가 등으로 한사코 자신을 방어합니다."-82페이지, '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중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상대를 바라보고, 사랑이 혼자 만의 것이 아니라 서로 이루어가는 것임을 인식할 때 행복은 더욱 커지고 깊어질 수 있음을 새삼 다시 느낀다. 


상처 없는 사랑을 위하여, 오늘 제대로 삶을 상대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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