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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 첫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ㅣ 무라카미 라디오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사실 그렇게 열광적이거나 하지 않다. 이 책 저 책 쳐다보는 잡식성인 나로서는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책 안 읽는다, 안 팔린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읽어야 할 책들이나 읽고 싶은 책들이 참 많다. 빌려보는 책들 때문에 구입한 책들은 점점 뒤로 밀린다. 언제나 읽지, 책 읽는 게 부담도 되지만 강제적으로 그렇게 읽기도 한다.
그런 중에 가끔 가벼운 책들은 오고가며 읽기 참 좋다. 나도 짧은 글을 쓰면서 글 솜씨를 좀 늘려가고 싶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칼럼이나 에세이류는 참고하기에 참 좋다. 소재를 잡는 것이나 글을 이끌어가는 힘이나 말이다. 에피소드가 참 중요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 다양한 경험 말이다.
그냥 지나칠 만한 일들은 없는 것 같다. 무시하거나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겨집는다. 좀 더 다양한 소재들을 끄집어내보자. 신선한 달걀을 찾듯 말이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에 들어 있는 짧은 글들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소한 삶을 들여다보고 그가 가진 생각들, 톡특한 취향을 좀 알게 된 것 같다. 특히나 마라톤이나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말이다. 20여 년이나 달려왔다고 한다. 그가 달리기에 대한 책을 왜 썼을까 싶었는데 그럴만 하다. 그 삶의 모든 것이 글이다. 차로 다니면 지나칠 것들을 달리면서 본다는 것이다.
"조깅할 때의 속도는 풍경을 구경하기에 이상적이다. 차로 달리면 놏치는 것들도 눈에 들어오고, 걸어서 들러보는 것보다 정보량이 훨씬 더 많아진다. 흥미를 끄는 것이 있으면 멈춰서 찬찬히 볼 수 있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가 있으면 같이 놀아도 좋다. 문제가 있다면 종종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다."-202페이지 중에서
평범한 일상에서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