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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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무겁고 진중한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느낀 점 혹은 서평을 쓴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처음 느낌 그대로도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에 몇 글자로 적어보려고 한다. 이 책을 두 서번은 봐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어 그렇기도 하다.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시중에 나와 있다. 


일본의 독서문화 성향인 듯한 내용들이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책 읽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 책을 위해 쓴 책이라기보다는 강의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담론은 신영복 선생의 감옥 인생 삶을 바탕으로 한 우리 사회의 병을 진단하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갈 때 인간 본연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를 드러내놓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옛날 고전의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결국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알지 않고서는 오늘 우리가 안고 사는 문제를 들여다볼 수 없다는데 있다고 본다. 하나하나의 생각들은 감옥에서 겪은 일화들과 잘 엮어서 심심하지 않고 고전의 내용들과 연결되어서 깊이 있게 인간 삶을 들여다본다. 


"양심적인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끌어가며 결국 우리가 오늘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왜 거기에 우리가 머뭇거리고 서 있어야 하는가. 불합리한 현실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자본의 논논리에 갖힌 우리 자신들이다. 그러니 무엇을 하나 제대로 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앞 부분이 고전으로 떠난 여행이라고 하면 뒤의 후반부는 인간 탐구영역이다. 사람으로 떠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 그 앞은 실제 해외로 나간 여행이고 그 다음은 우리들 자신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이다. 오늘 우리는 왜 그리 바브게 뛰며 살고 있는 건지, 그게 과연 정답일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회 구조 자체가 왕따 구조입니다. 여러분도 실감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약자에게 얼마나 포악한지에 대해서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호모 사케르는 항상 현재진행형입니다. 보다 정교화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자본권력 아래에서 그림자를 추월해야 하는 가망 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피로사회의 자기 착취자가 앓은 병이 우울증입니다. 근대사회가 질병을 퇴치했다는 주장이 무색해집니다. 자본축적이 강요하는 자기 착취는 인간의 위상을 결정적으로 파괴합니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성취감과 자부심 역시 모순 구조입니다. 성취감과 함꼐 열패감을 동시에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부심과 함꼐 수치심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우울한 자학적 존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자기 착취자이기 때문입니다. -368페이지 중에서


아마 이 책을 읽은 분이나 그간 나온 신영복의 책을 종하 하는 분들은 이 분의 팬이거나 팬이 되려고 하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우리 시대 이런 글을 통해서 독자와 만나고 사람들과 만나는 분이 얼마나 될까. 병마와 싸우는 과정이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이렇게 '담론'을 통해서 마지막 강의를 하고 있는 신영복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한다. 


"인간의 정체성이 소멸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우리가 갇혀 있는 '상품문팩'에 있다"


더 건강해지셔서 우리 시대의 불편함을 걷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글과 강연을 통해서 더 해주시길 부탁한다. 여행의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강조하고 있는데 신영복 선생님은 가슴에서 발로 가는 여행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동양의 고전과 서양의 철학을 넘나들며 펼쳐가는 강의, 담론을 읽는 동안 인문학의 중요성을 또한 새삼 느끼며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인생 도구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다. 


""여행이란 떠나는 것이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고, 자기의 성을 벗어나는 것이 여행의 가장 첫 번째 의미입니다. 그다음이 만나는 것입니다. 자기를 떠나지 않고는 새로운 것을 만나기도 어려운 법입니다.-323페이지 중에서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시경

초사

주역, 64괘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한비자



청구회 추억

한 발 걸음(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팔수 이야기

닛타 지로의 '알래스카 이야기'

관계의 최고 형태(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함께 맞는 비

여름 징역살이(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서도의 관계론


여행기

우엘바와 바라나시

상품과 자본

반구정과 압구정

떨리는 지남철

사람의 얼굴

희망의 언어 석과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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