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견문록 - 창조와 혁신의 현장을 가다
이동휘 지음 / 제이펍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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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뜨겁다. 왜 그럴까. 왜 식지 않는 걸까. 낮과 밤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공간들은 시간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생활의 흐름은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 다르게 움직인다. 그런 시공간을 벗어난 그들만의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적 활동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제품과 서비스는 세상의 주목을 끄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겠다. 


그런가?


그게 당연한 것일까. 


수많은 인력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리며 다국적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이유는 그러한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 활동을 통한 아이템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를 토대로 직원들은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고, 기존의 것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서로의 생각을 교환한다. 


융합이 일어나는 현장이 실리콘밸리가 아닌가.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좋은 인재가 좋은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나는 그러한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융통성과 상상력이 실리콘밸리를 여전히 달구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의 핵심을 인재, 자본, 문화로 본다. 여기에 질 좋은 교육 기관이나 날씨를 추가하기도 한다. 교육 기관이나 날씨는 인재를 교육하거나 영입하기 위한 하위 조건으로 치면, 인재로 뭉뚱그려 얘기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인재나 자본은 다른  지역에도 충분히다고 보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리콘밸리 문화를 핵심적인 변수로 보는 것 같다."-90페이지


구글에서 일하는 것을 꿈과 희망으로 삼는 젊은이들이 있다. 저자는 구글에서 일한다. 그것도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일을 한다. 어떻게 그는 구글로 갈 수 있었을까. 구글에 간 것이 성공의 척도는 아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생각한 것들을 구현해낼 수 있도록 장려하고 촉진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경험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부럽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도전이 행복하게 매듭지어질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은 바로 그가 어떻게 구글의 면접을 통과하고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의 현황과 더불어 이 실리콘밸리가 배출한 다양한 인재들 중 대표적인 사람들과 서비스를 전후로 소개한다. 배신과 협력의 구조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공간, 실리콘밸리의 프레더릭 터먼과 윌리엄 쇼클리, 로버트 노이스, 휴렛 팩커드 등 오늘날 IT 산업의 흐름을 만들어낸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 그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세상을 바꾸어가는 흐름을 만들었는지 들여다보자. 엔지니어로서 그들이 진정하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이며 그토록 열심히들 했는지. 오픈 소스 이야기를 봐라, 어떤가. 개발 소스에 대한 그들 간 나눔과 공유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말이다.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자. 그가 받았던 것들을 세상에 갚고 싶다는 그의 꿈과 희망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청년 창업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것이 지금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왜 실리콘밸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개발과 성장이 함께 하는 실리콘밸리의 그러한 토양을 만들어내기까지 걸린 시간이 있겠지만 정책을 만들어내고 지원을 하고 있는 유관 부서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제대로 벤치마킹하고 국내 IT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지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시적인 취업촉진 프로그램과 같은 것 말고.


지난 30여 년의 인터넷 역사 흐름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읽다 보니 나 자신도 한때 그러한 회사에 몸담아 일한 적도 있어 조금 더 그때 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한껏 밀려온다. 개발자이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저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구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과 구글의 내부적인 업무영역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인터뷰 팁과 같은 것은 중요한 정보가 아닐까 싶다. 내용 중에서는 인턴제도에 대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인턴제도의 현실을 생각해보니 그렇다. 제대로 일을 배우고 실질적인 도움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취업률 제고를 위한 방안들이 아닌가. 그러다 보니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처럼 여기기도 한다. 물론 제대로 들어가 나름대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도 적지 않다. 


실리콘밸리 견문록을 통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재다. 좋은 인재를 뽑고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하고 부서 간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한 노력들을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구글은 언제까지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인가. 구글이 손 안대는 곳이 뭐가 있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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