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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 장석주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현암사 / 2015년 1월
평점 :
책 읽기는 모든 것이 조급하게 삶을 재촉할 때 나를 가라앉게 하는, 게으르게 하는 방편이다. 이 삶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서 우리 삶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뺏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사이에서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본은 우리 삶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이밀며 포장 속에 우리 삶을 가두어 두려 한다. 말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 삶의 방향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물어야 한다. 정당한 비판이 사라지고 침묵 만을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을 키우고 삶의 영토를 확장하는 길이 있다. 그 길에서 좀 더 큰마음으로 넓게 세상을 바라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때 나는 분명 살아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한때는 책을 만들기도 했던 장석주의 책 읽기는 정말 끝이 없어 보인다. 미친 듯이 읽는다. 읽는데서 끝내지 않고 또 미친 듯이 쓴다. 흐름이 막힘이 없다. 책을 파도 타듯 넘는다. 쓰러질 듯 다시 일어서며 물결치고 그 위에서 단어들을 마구 뿌려대고 삶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요리하듯 문장을 만들어내고 독자를 끌어당긴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인생파도를 타듯 우리 삶의 단편들을 그 속에서 찾는다.
"책을 읽을 때 자아라는 비좁은 울타리를 넘어서서 다른 세계로 건너간다. 책 읽기란 자신을 넘어서서 다른 세게로 가는 행위인 것이다. 이 행위는 혁신적인 사유를 촉발시키고 존재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우리를 새로운 어떤 세게로 데려가는 일이다.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으로 나아간다.
-255페이지 중에서
수많은 작가와 그들이 남긴 저작물을 이리저리 분석하고 쪼개며 삶이 무엇인지, 인생이라는 무엇인지를 끄집어낸다. 그의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답을 하나 찾아, 더해서 내 생각을 찾아낼 수 있다.
장석주는 앞으로 더 읽고 더 많이 쏟아낼 것이다. 그의 독서력이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읽는 것이 위험한 일이고 대담한 모험이라고도 하지만 그는 거침없이 읽는다.
속도를 늦추고 걸어라, 그때 보이지 않던 세상을 발견하고 우리는 좀 더 나은, 이전과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볼 수 있는 것들을 보지 않고 왜 그리 바삐들 가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