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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얀 필립 젠드커 지음, 이은정 옮김 / 박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단어들이 그냥 하나 하나 따로 있을 때는 그냥 맹물이다. 작가는 이 맹물 같은 단어들을 하나 하나 엮어 생명을 불어넣고 이곳저곳을 이동시키며 자신이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 공간안으로 초대한다. 문학작품은 결국 작가의 솜씨며 그가 이룩해 놓은 기술이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나선 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잊혀진 혹은 잘 알지 못하는 미얀마의 골목과 거리,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삶과 사람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라졌던 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싶었지만 결국 그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그곳이었음을 읽어갈 때 안도했다. 틴 윈과 미밍의 아름답고 순수했던 사랑, 서로 눈이 되고 몸이 되어 함께 걸어가는 길을 따라갈 때의 가슴은 참 먹먹했다. 소설이여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1960년 생의 작가가 2002년에 독일에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이 국내 출간된 것은 2014년 7월이다. 사랑의 참모습을 새롭게 해석한 작가의 아름다운 커플 이야기로 국내에서는 출간 후 12년이 지난 소개된 책이다.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급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한 장 한 장 이야기를 징검다리 식으로 끌어가면서 긴장감을 부여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소리 만큼은 더 잘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