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친 그리움
림태주 지음 / 예담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매일 인터넷에 접속하고 책을 보고 글을 쓰지만 얼마나 남에게 도움이 되고 유익을 주는 글이 될까. 또 내 스스로 쓰는 글들은 얼마나 나를 위로하고 감싸줄까. 나도 감싸지 못하면서 누구한테 무슨 위안을 주는 글을 쓸까. 문자공해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쓴다. 그래야 내가 좀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다. 종이위에 쓰고 하얀 바탕의 인터넷 게시판에 쓰고 한글 빈문서에 두들긴다. 쿵쿵. 화가 나있을 때는 그 심정대로 마음이 평온할 때는 또 그런대로 급할 때는 급한대로 여유가 있을 때는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쓴다. 사람이 그립고 세상 삶이 그립다. 내가 살면서 느끼는 그리움의 정체를 나는 제대로 알고나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지만, 그리움은 뭔가. 그리우니까 사람인가. 


림태주 산문집은 맑은 욕조같은 곳이다. 내 몸을 담그고 일어나니 깨끗해지는 몸과 마음의 느낌이라고 할까. 살아야겠다,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이웃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 온다. 크게 외치지 않아도, 소근소근 거려도, 자연을 노래해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을 향한 마음은 놓치지 않고 있다. 


책바치로서의 일과 삶을 이야기하고 그 안으로 들어오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뿌린다. 다른 것은 무엇을 더 말하겠나. 


잘난 척 하고 살 일이 하나도 없다. 가난하다고 울 일도 아니다. 외롭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다. 나는 나이니까. 그것으로 족하다. 계절을 느끼며 사는 시인의 아름다운 문장 속에서 헤엄치는 동안 내 맘의 각이 조금 누그러진다. 


가을은 산문이다. 


늦지 않았다. 아직 우리에게는 열두 달의 노래가 남아 있고, 씨앗 뿌릴 열두 번의 봄과 시를 읽어도 좋을 열두 번의 가을도 있다. 인생이란 나중의 무엇을 위해서 다른 무엇을 아껴가며 사용하라고 만들어 진 물건은 아닐 것이다. 단 하나, 단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일생의 사랑을 하면 그뿐, 남김없이 다 탕진하고 가자. 쉽게 뉘우치지 말자. 내가 살았으므로 나의 시대가 있었따. -121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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