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만담 - 글 좀 쓰는 언니들의 술 이야기
아사쿠라 가스미 외 지음, 염혜은 옮김, 이나영 그림 / 디자인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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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기억이 안났었다. 집에는 오기는 왔는데 말이다. 한 두 번이면 좋으렸만 그 뒤로도 몇 번 더. 머리아파 일어나지 못한 아침도 있었다. 겨우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일을 보지만 그 날 일이 제대로 되겠는가. 같이 술자리에 했던 직원들은 별 일 없었는지 점심 시간에 확인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하루를 지낸다. 그리고 또 한 번 더.


술은 왜 마실까, 뭐가 좋다고 그러면서도 달려가 마신다. 거기에서 대부부 일이 일어나고 만들어진다. 잘 부탁합니다, 잘 좀 해라, 잘 좀 합시다 등등 구호나 건배사들의 다양함 속에서 하루 저녁이 그렇게 무뎌간다. 


남자들이나 여자들의 술 저녁은 다른가, 작가들의 술저녁은 어떤건가. 그도 별 달라보이지 않았다. 뭔가 다른게 있을까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다. 뭘 기대한 거지, 내가. 


각자 한 장씩 술에 관한 에피소드, 술로 인해 벌어졌던 기억이 나지 않는 밤에 대한 기록이다. 술을 먹기 시작한 때, 그리고 술을 함께 마셨던 사람들과의 좋지 않은 기억들에 대한 만담이다. 그냥 한 번 쓰윽 미소짓고 넘어가는 페이지들이다. 


"나는 '술기운을 빌리자'라든가 '술이라도 마셔야지 참을 수가 없군'같은 생각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니와 스트레소 해소책으로 술을 마시는 것도 체질에 맞지 않는다. 설령 어릴 때에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된 탓인지 지금은 정말로 기분이 축 가라앉는 술은 마시고 싶지 않다."


80페이지

오늘 저녁, 술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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