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기진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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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물건을 다 버렸다. 오래 된 것들은 어디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고 그렇게 추억이나 사연이 담겨진 것들이 아니기도 했다


지금와서 보면 하나 하나가 그립다. 많은 작가 혹은 사연을 좋아하는 분들의 책을 보니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준 물건 하나쯤 안 가지고 있는 분들이 없다. 특히 문구류 같은 것들은. 그것이 취미가 되었든 아니면 선물이 되었든 말이다


사람을 말할 수 있는, 혹은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히스토리가 아닌가. 개인들의 이런 컬렉션을 통해서 시대를 읽고 그 사람의 성장을 들여다본다. 특히 글을 맛나게 쓰는 사람들은 하나의 물건을 더욱 가치있게 바라보도록 한다. 자연스럽게 안으로 끌어당기는 사람들이란. 이기진 교수의 이번 책도 그러하다. 게다가 동화와 그림까지 못하는 것이 없는 분이라니. 내 사무실 책상이 지저분하다지만 이 분의 연구실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생산적인 분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라는 것이 말이다. 물건에 얽힌 사람 이야기가 좋다.


나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이 밥그릇에는 상처가 많이 나 있다. 불안정한 도자기 구조 특성상 쉽게 모서리가 깨질 수밖에 없는데, 살짝 상처가 있어도 쓰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이 깨진 부분 때문에 더 정감이 갈 수도 있다. 어제까지 잘 애용하던 밥그릇을 깨졌다고 바로 버린다는 건 나무 무정하지 않은가. 밥그릇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렸지, 어떤 규칙이나 터부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물건 하나 하나에 담긴 이야기들을 이끌어가는 힘이 좋다. 즐거움이 느껴진다. 말그대로 딴짓이 삶을 즐겁게 하는 현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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