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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여행 - 모로코, 프랑스, 스페인 스케치 여행기 ㅣ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4월
평점 :
새로 출간한 만화의 홍보를 위해 떠난 여행길. 작가는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낯설음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다른 이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삶의 모습을 통해서 시간을 즐기는 그들 각자의 삶을 들여다 본다. 인간의 모습은 무엇일까. 먹고 살기 위한 것인지, 즐기기 위해 사는 것인지. 작가의 성품과 자연에 대한 생각들을 느낄 수 있는 그림과 글이다. '담요'와 '하비비'의 연결고리로 있는 작품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 하비비를 더 읽어보고 나면 이 책의 정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모르코와 스페인의 풍경과 골목길 사이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사진은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지만 그림은 수 많은 생각들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가 앞 부분에서 인용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즉 사진은 이미지를 훔치는 반면
그림은 적극적인 상호 작용과 해석이라는 것이다.
보두앵의 그림을 보면 여러분도 그가 그림의 모델인 여성을
배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2004년 3월과 5월 사이의 일들, 그 시 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작가의 그림 속 날짜들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며 나의 지난 시간들을 떠오려본다.
04년 4월 21일
프랑스 남부의 날씨는 맑았고,
이날 하루만큼은 나도 노이로제를 내던져 버렸다.
세바스티앙과 마리옹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고,
두 사람이 일하러 간 사이, 나는
도시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길을 잃을 두려움 없이, 의사 소통의 두려움도 없이, 생산적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야심도 없었다. 여자 생각도 거의 없었다.
내 곁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취해 있었고,
그녀와 다시 합칠 수 있다는
망상은 떨쳐낸 채였다.
그저 옛 그녀를 향한 어머어마한
사랑만을 느끼면서...